추석 귀성길에 퉁퉁 부은 다리, 설마 하지정맥류?

입력 2011-09-08 11:50

[쿠키 건강]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부터 여성들은 명절 음식을 만들고 차례를 준비하느라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 이맘때면 소위 명절증후군으로 특히 주부들은 여러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 가운데서도 평소에 다리가 자주 붓고 무겁게 느껴지거나 아픈 증상이 있다면 명절 준비로 인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생기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인 신미연(39)씨는 작년 추석을 떠올리면 아직도 아찔하다. 평소 3~4시간 안팎이면 도착하던 시댁의 거리도 민족 대이동이라 불리는 명절답게 8~9시간씩 걸렸던 것이다. 더욱이 서서 일하는 직업이었던 신 씨는 초기 하지정맥류 판단을 받은 상태로, 차 안에서 옴짝달싹 못한채 있는 동안 다리가 당기고 아파 견딜 수가 없는 통증을 겪었다.

실제로 추석에는 귀성객들로 인해 도로는 초만원이다. 길게는 10시간까지도 지속되는 귀성길은 운전자는 물론 차에 타고 있는 다른 가족들도 지치게 한다. 이렇게 움직이지 않고 차 안에서 몇시간을 보내고 난 뒤에는 운전자는 어깨 통증과 다리통증을, 차 안에 함께 타고 있던 가족들도 여러 통증을 호소하게 마련이다.

또한 주부들은 추석 연휴 내내 쉴 틈 없이 부엌일에 집안일까지 하다 보면 몇 시간씩 같은 자세로 있게 돼 허리와 등이 뻐근해지면서 다리가 저려온다. 특히 음식 준비 때 흔히 하는 책상 다리 자세는 혈액순환에 방해가 돼 다리가 퉁퉁 붓게 된다.

여기에 고기, 튀김, 전, 부침개 등의 기름진 음식으로 이루어진 명절음식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많이 함유돼 정맥 부담을 가중시켜 하지정맥류가 악화되기 쉽다.

하지정맥류는 피부 밑의 가느다란 정맥 혈관들이 늘어나면서 기형적으로 꾸불꾸불하게 튀어나오는 병이다. 종아리 판막이 그 기능을 상실함으로 인해, 혈액의 역류를 막지 못해서 하지 쪽의 정맥에 많은 혈액이 쏠리면서 발생되는데, 다리가 무겁고 저리는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대게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거나 서서 일하는 주부, 교사, 판매점원 등이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대부분 다리의 통증과 함께 잦은 근육 경련,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이를 가볍게 여기고 그냥 방치할 경우 피부궤양, 혈전, 출혈로 이어져 상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정맥류의 심각성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구 그랜드미래외과 김미라 원장(사진)은“최근에는 보존적 치료에서부터 경화요법과 미세절제수술, 레이저 수술과 같이 상처를 최소화하고 환자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치료 방법들이 도입돼 치료가 안전해지고 효과가 높아졌다”며 “검사도 간단하고 신속하므로, 정맥류에 의한 증상이 있거나 합병증이 생겼다면 서둘러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석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운전시엔 1~2시간 주기로 꼭 쉬어주며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몸의 긴장을 풀어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게 될 경우에는 물을 자주 마셔 혈전형성을 막아주어야 한다. 식이요법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혈액순환이 잘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