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하다 눈에 이물질 들어 갔다면?

입력 2011-09-06 07:02
◇눈에 들어간 이물질 비비면 상처 날 수 있어 주의해야

[쿠키 건강] 추석 명절을 앞두고 벌초를 하려던 K씨(남·54)는 갑자기 무엇인가 튀어 눈에 들어간 느낌을 받았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으나, 눈이 점점 충혈되고 통증이 심해 안과를 찾았다. K씨는 벌초 중 눈 안으로 들어간 이물질이 눈의 검은자(각막)와 수정체를 뚫고, 망막에 박히는 중상으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손상된 부분은 완전치유가 불가능하며 이전보다 시력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직장인 P씨(여·24)는 밤을 따다 가시에 눈을 찔린 후 통증과 눈물이 계속돼 안과에서 가시를 제거했다. 이후 가시가 박혔던 검은자 부위에 염증이 생겨 몇 달간 각막염 치료를 받았으나 각막혼탁이 남아 시력이 저하됐다.

벌초시 고글 착용, 이물갈 계속될 땐 전문의 찾아야

추석 무렵이 되면 야외활동을 하다 눈에 들어간 이물질 때문에 병원에 오는 환자를 쉽게 볼 수 있다. 추석 연휴, 벌초를 하거나 기름에 음식을 튀기는 일, 밤 따기와 같이 이물질이 눈에 튈 가능성이 많은 작업을 할 때는 고글을 착용하는 등 눈 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눈 안에 들어간 이물질에 따라서 큰 수술을 받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수술 후 원상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들어간 이물질이 눈 안에서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눈 이외의 다른 신체부위로도 염증이 옮겨갈 수 있으므로 안과를 찾아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권지원 관동의대 명지병원 안과 교수는 “눈에 뭔가 들어갔을 때 눈을 비비면 오히려 눈에 상처를 내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잠시 눈을 감고 눈물에 씻겨 나오도록 기다리거나 깨끗한 물이나 방금 개봉한 식염수로 씻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 교수는 눈꺼풀을 살짝 뒤집어 이물질이 보인다면 면봉으로 닦아낼 수도 있다며, 이렇게 한 후에도 이물감이 계속될 때는 더 큰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안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뭇가지 등에 눈이 긁히거나 논밭이나 과수원에서 수확물을 거둘 때 발생하는 각막염도 이맘 때 특히 주의해야할 눈 질환이다.

식물이나 토양 등에 의한 각막염은 주로 진균감염(공팡이균)에 의한 것이 많은데 이는 진단이 어렵고 약물 치료가 쉽지 않다. 치료 후에도 각막혼탁이 남기 쉽고, 심할 경우 안구보존과 시력회복을 위해 각막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권지원 교수는 “가을철 각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선글라스나 고글 등을 착용하고, 눈에 조그만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안과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권지원 교수(관동의대 명지병원 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