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뒤늦게 찾아온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아침 저녁에는 제법 쌀쌀한 기온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다. 이렇게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독감, 폐렴 등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호흡기 질환에 걸리면 치료기간이 길고 자칫 다른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때이다.
모든 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한 법.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놓치지 말고 맞아야 할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본다.
◇독감 예방접종, 유행 시작 최소 2주 전에 맞아야
독감 바이러스는 10월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해 다음해 4월까지 이어진다. 간혹 독감을 감기와 혼돈하는 경우가 많지만 독감은 감기와 전혀 다른 질병이다. 감기는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고열에 시달리는가 하면 몸살처럼 전신이 쑤시는 통증과 두통, 오한이 동반된다. 또 3~4일 지나면 호전되는 단순 감기와는 달리 독감은 기간이 길어 1~2주일은 지나야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방접종 시기는 독감이 유행하기 최소 2주 전까지는 맞아야 한다. 인체가 항체를 만드는데 2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9∼10월 초까지는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다. 특히 영·유아와 65세 이상의 노인은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독감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백신은 80%가량의 예방효과가 있다.
최근 식약청은 모든 주기의 임신부도 독감 예방백신을 반드시 접종할 것을 권장했다. 또 모유수유 중인 여성의 예방 접종을 통해 신생아 및 영아가 면역력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독감 예방백신의 경우, 세계보건기구에서 올해 유행할 것으로 추정되는 3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예상해 매년 새롭게 제조되기 때문에 해마다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해 계절독감 백신은 작년과 동일하게 신종인플루엔자(H1N1)균주도 포함돼 예방이 가능하다.
◇폐렴구균 백신,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독감백신과 함께 접종해야
환절기를 맞아 독감백신과 함께 반드시 접종해야 할 백신이 있다. 바로 폐렴구균 백신이다.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1년 만에 세계적으로 2000만 명 이상을 사망케 한 인류 역사상 가장 무서운 전염병 중 하나였는데, 충격적이게도 스페인 독감으로 목숨을 잃은 많은 사람들의 사망 원인이 독감이 아닌 폐렴구균에 의한 2차 감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폐렴구균 접종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어왔다. 폐렴구균 접종이 독감이나 신종독감을 예방할 수는 없지만 독감으로 인한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폐렴구균은 건강한 어린이의 코 안에 있는 흔한 세균이지만 독감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병으로 발전한다. 일단 감염되면 균혈증, 패혈증, 수막염 등 심각한 침습성 질환과 급성 중이염, 폐렴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16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폐렴구균성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는데, 이 중 5세 미만의 영·유아가 절반을 차지했다. 폐렴구균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주는 통계다.
폐렴구균성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증상이 경미한 급성중이염에 비해 패혈증이나 수막염 등 중증 질환의 경우, 일반적으로 항생제 치료를 하나,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치료가 어렵고, 치료가 되더라도 청력, 시각 이상 및 행동장애 등과 같은 치명적인 장애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폐렴구균성 질환을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 중 가장 큰 사망 원인’으로 꼽고 있으며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세계 40여 개국 이상에서는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하고 있을 만큼 폐렴구균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가장 위험한 19A균 예방해주는 유일한 폐렴구균 백신‘프리베나 13’
폐렴구균의 종류에는 총 90여가지가 있는데, 대부분의 폐렴구균성 질환은 활동성이 높은 십여 가지의 균이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19A라는 특정 균이 국내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영·유아들의 건강에 적색 경보를 울리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대병원이 폐렴구균 질환으로 인해 내원한 어린이들의 원인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19A로 인한 침습성 폐렴구균질환이 5년 전에 비해 약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A는 항생제에도 내성이 강해 치료가 어려워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국내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은 현재 13가와 10가가 있다. 13가는 13개의 균을, 10가는 10개의 균을 예방해준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19A 폐렴구균은 13가 백신 ‘프리베나13’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프리베나13은 기존 7종의 폐렴구균을 예방해주던 ‘프리베나’에 6개의 혈청형을 더 추가한 프리미엄 백신으로 영·유아의 폐렴구균성 질환을 가장 광범위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빈번히 감염되는 19A의 혈청형이 포함된 유일한 폐렴구균 백신으로 전체 폐렴구균의 88%를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 대한소아과학회에서는 19A 혈청형이 포함된 13가 폐렴구균 백신으로 전환해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프리베나13’은 기존 프리베나와 마찬가지로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에 기초접종하고 12~15개월에 추가접종을 하게 돼 총 4회 접종한다. 또한 프리베나(7가)아이들도 프리베나13으로 전환해 접종하면 추가로 6가지 폐렴구균에 대한 면역성을 가질 수 있다. 또한 기존 백신으로 4회 접종을 마친 아이들이라면 마지막 접종한 시기로부터 2개월이 지난 경우 15개월~만5세(72개월 미만)에 프리베나13을 1회 추가 접종해 마찬가지로 추가된 6가지 균에 대한 면역을 가질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환절기 호흡기질환 기승…“독감·폐렴구균 예방접종 서두르세요”
입력 2011-09-02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