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형 탈모는 부(父)계 영향, 여성형 탈모는 가족력과 무관
[쿠키 건강] 가족력이 없어도 탈모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탈모의 유전과 관련 남성은 아버지(부계:父系)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여성은 탈모가 가족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모발학회(회장 강진수·강한피부과 원장)가 최근 국내 13개 대학병원에서 탈모 환자 1220명을 대상으로 탈모 유형 및 가족력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대한모발학회가 9월 한달간 실시한 ‘제1회 그린헤어 캠페인’ 진행에 맞춰 발표됐다.
조사 결과 남성의 경우 아버지쪽의 영향을 받는 비율이 47.1%로 가장 높았으며, 여성의 경우 47.9%가 가족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계(父系)영향이 많은 남성의 경우도 가족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가 41.8%로 확인돼 남녀 탈모 모두에서 가족력이 없어도 탈모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탈모와 가족력의 상관관계에 있어 남성은 부(父)계 47.1%, 가족력 없음 41.8%, 양쪽 8.4%, 모(母 )계 2.7% 영향의 순이었다. 여성은 가족력 없음 47.9%, 부(父)계 28.1%, 양쪽 15.6%, 모(母)계 8.4% 였다.
이번 조사결과 여성탈모는 확실히 가족력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남성탈모 역시 부계 영향에 이어 가족력이 없는 경우도 41.8%로 아버지 쪽 영향(47.1%)으로 발생하는 탈모 비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원수 대한모발학회 총무이사(연세대학교 원주기독병원 피부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대부분 탈모가 유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연구결과는 가족력이 없어도 탈모가 나타날 수 있고 일부 환자에서는 조기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원수 이사는 “가족 중에 탈모 환자가 없다고 안심할 수 없으며, 탈모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아버지가 M자형 탈모, 아들도 M자형 탈모일 확률 높아
또한 이번 조사 결과 앞 이마선이 후퇴하는 앞머리선 탈모의 경우, 남성은 전반적으로 M자형이 가장 많았으며 부계의 영향(36.7%)이 가장 높았다. 이는 아버지가 M자형 탈모라면 아들도 다른 유형에 비해 M자형 탈모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남성탈모의 발생연령은 L타입이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해 점차 이마 선이 후퇴하는 일반적인 탈모진행 순서(M, C, U형)를 따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사에서는 앞 이마선 탈모와 함께 유전적 영향이 적은 윗머리 탈모가 함께 나타난 경우가 전체 환자 중 63.1%(770명)로 나타났다. 이 중 서양남성에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윗머리의 숱이 적은 여성형 탈모(F형)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남성의 여성형 탈모비율은 17%로 서양남성의 여성형탈모 비율로 알려진 4~5%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남녀간의 탈모유형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안드로겐성 호르몬과 아로마타제(Aromatase)효소의 대사과정이 원인이 된다.
대한모발학회 측은 이처럼 한국남성에게 여성형탈모가 많은 이유는, 한국남성이 서양남성에 비해 여성과 유사한 기전으로 탈모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강진수 대한모발학회 회장(강한피부과 원장)은 “여성 탈모를 유발하는 요인들로는 안드로겐성 탈모증 외에 빈혈, 갑상선 질환, 남성 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시키는 내분비계질환 등과 같은 다양한 질환들이 있으며, 경구피임약, 혈압약 등과 같은 의약품 복용에 의해서도 탈모가 발생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다이어트에 의한 비교적 젊은 나이에 탈모증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원수 이사는 “전반적으로 탈모가 가족력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환자나 윗머리 탈모, 남성 조기탈모 발생 환자의 경우는 가족력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가족력이 없더라도 탈모의 징후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탈모 가족력 없어도 발생 가능성 높다
입력 2011-08-31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