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우리나라 전문의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전공의들의 근무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박윤형)는 최근 대한의학회(연구책임자 왕규창)에 의뢰해 작성한 ‘전문의제도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해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조사에 의하면 전공의들의 주당 근무시간이 100시간 이상인 경우가 4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대한병원협회가 지난 2008년 용역과제보고서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공의의 주간 총 근무시간은 97.2시간이었다.
이는 근로자의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의 2배가 넘고, 미국 전공의의 주당 최대 근무시간인 80시간 보다도 많은 수치다. 이처럼 과도한 근무시간으로 전공의의 피로도 평균점수가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인 36점을 넘는 43.8점에 달했다.
연구보고서는 “전공의는 피교육자이면서 근로자이지만, 현재의 전공의 수련은 교육 보다는 근로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문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전공의를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전문의를 배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전공의들이 열악한 근무여건 하에서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한채 근로인 진료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지역별 또는 전문과목별 수급불균형에 따라 더욱 심각한 경우도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의사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 중인 여성의 연령이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임을 감안하면, 여성전공의들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원도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01년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 전공의들의 출산휴가는 30일 이하가 58.2%였고, 1.9%의 전공의만 60일 이상의 휴가를 받았다. 2009년의 연구조사에서는 출산휴가 기간이 평균 68.9일(30~90일)로 개선되기는 했으나, 편차가 심하고 수련병원에 출산휴가에 대한 문서화된 원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성전공의들은 출산 후 일과 육아의 병행이 어렵고(5점 척도에서 4.6점), 본인의 임신과 출산으로 다른 전공의들에게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4.0점)했다. 또 본인의 수련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3.1점)하는 등 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보고서는 “전공의는 피교육자이면서 동시에 근로자인 특수신분을 갖기 때문에 열악한 근무환경은 전공의의 교육과 환자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며 “진료와 교육 및 연구에 능력 있는 전문의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전공의 근무여건 등 수련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전공의 공백시 대체인력 마련, 전공의 수련비용의 국가적 지원으로 전공의 근무시간 상한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또 보고서는 피교육자이자 근로자인 특수 신분을 고려해 근무시간 외에 적정 수준의 급여와 휴가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여성전공의들 대체인력 확보를 통한 출산휴가의 보장, 탁아소 등 육아 편의 도모 등으로 여성전공의의 근무 여건 개선과 이를 통한 교육의 질과 환자의 안전 보장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전공의 근무·교육 환경 개선 시급하다
입력 2011-08-31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