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질환 남성보다 여성이 많이 발생, 관심과 주의 필수
[쿠키 건강] 최근 성대폴립이 중년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성대결절, 성대폴립 등 음성질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남성에 비해 음성질환 발생률이 높은 여성의 경우 더욱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성의 경우 구조적으로 성대와 주변 근육 및 조직이 남성에 비해 약하고, 호르몬 변화 등의 이유로 음성변화 또한 자주 겪게 된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출산 등을 겪으면서 생기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도 남성에 비해 여성 음성질환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성대결절 진료환자의 경우 여성환자의 비율은 전체 진료환자 3명 중 2명으로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났다. 이중 임신과 출산을 주로 겪는 30대 여성의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음성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실제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 등으로 내원하는 여성환자의 수는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특히 “대부분의 경우 수술이나 약물요법 등으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방치했다가 만성적인 음성질환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며 “남성에 비해 음성질환에 취약한 여성들의 경우 목소리가 이전과는 다른 증세가 나타났다면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파악과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성대와 성대 주변조직 남성과 여성 차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음성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이유로 성대와 성대 주변조직의 근본적인 차이를 들 수 있다.
사춘기 무렵 남성에게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안드로겐은 성대 근육을 강화한다. 또한 남성은 여성에 비해 성대 길이가 길고, 성대가 잘 접촉되며 호흡기능이 강해 음주나 흡연을 더 하더라도 여성보다는 음성질환에 쉽게 걸리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또 여성은 성대의 구조적 원인뿐 아니라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쉽게 음성 변화를 겪어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과 같은 음성질환에 쉽게 걸린다. 실제로 가임기의 여성의 경우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는 생리 시작 전 1주일 무렵에는 호르몬 분비의 급격한 변화로 성대결절의 크기가 커지는 양상이 쉽게 관찰되기도 한다.
특히 나이를 먹으면서는 여성호르몬 분비량의 변화로 일부에서는 성대 점막에 물이 고이는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 음성이 걸걸하고 거칠게 나오거나 저음역대의 발성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여성의 사회활동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여성 음성질환 환자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구조적으로 성대가 약한 데다가, 사회생활 중 받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및 음주나 회식 등과 같은 환경은 성대건강에 무리를 주기에 충분하다.
◇음성질환, 간단한 시술과 훈련으로 극복 가능해
음성질환을 겪는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흔하지만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건강한 목소리’ 또한 호감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은 만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그만큼 완치율도 높고 사회생활에서의 불편함도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음성장애는 수술, 약물요법, 음성언어훈련 등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병원에서 음성질환을 진단할 때는 우선 후두내시경으로 성대의 상태, 구강구조, 비강 구조 등을 살펴 증상을 파악한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경우에 따라 보다 정밀한 진단이 필요한 경우 컴퓨터를 이용한 음성분석을 실시한다”며 “치료는 보통 약물주사나 후두미세성형수술 등의 방법을 이용하는데, 어떤 수술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성대 역시 정확하고 정교한 수술이 이뤄져야 재발의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후두미세성형수술은 국소마취 후 수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당일 수술과 퇴원이 가능하고 현미경을 이용해 해당 부위를 정교하게 수술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와 예후가 좋은 편이다. 증상에 따라서는 수술 없이도 약물주사로도 치료가 가능한데, 가령 목소리가 이유 없이 떨리는 증상인 연축성발성장애의 경우 보톡스 주사로도 증상을 개선해준다.
이 밖에도 올바른 발성법을 훈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성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숨쉬기와 발성법이기 때문에 음성치료를 통해 과도한 발성을 줄이고 부족한 발성을 강화 시키는 등 문제가 되는 발성을 교정해주면 된다. 다만,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지를 갖고 꾸준히 올바른 발성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더 잘 생기는 음성질환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서 더 잘 생기는 대표적인 음성질환으로는 성대결절, 성대폴립, 연축성발성장애 등이 있다.
▲성대결절=성대결절은 성대의 양성 점막 질환으로, 쉽게 말해 성대에 생기는 굳은살이라 설명할 수 있다. 발에 잘 맞지 않는 신발을 신었을 때 상처가 나고 굳은 살이 박이듯 자신의 성대에 맞지 않는 발성으로 지속적으로 소리를 내면 성대점막에 염증성 반응이 일어나고 성대점막이 두꺼워지면서 생기게 된다. 성대결절이 생기면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갈라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성대폴립=성대폴립은 성대에 생기는 일종의 양성용종이다. 갑자기 심하게 음성을 혹사하거나 크게 소리를 내야 하는 환경에서 오래 노출되었을 때 성대의 미세 혈관 구조에 외상이 생기며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갑작스런 음성변화가 생기거나 평소와 달리 저음의 목소리가 나오고, 거칠고 쉰 소리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연축성발성장애=목소리가 이유없이 떨리는 현상이다. 후두근육이 지나치게 수축해 목소리가 끊기거나 떨리는 증상으로 남성에 비해 발성에 필요한 근육과 폐용량이 작은 여성에게 쉽게 나타난다. 성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신경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 성대나 발성기관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여 목소리가 떨리게 되는데, 처음 말문을 열 때나 특정 단어를 발음을 할 때 목소리가 떨리거나 끊기며, 목이 힘이 들어가서 말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안철민 원장(프라나이비인후과)
여성 성대 남성보다 원래 약하다?
입력 2011-08-30 0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