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벌남-하의실종녀, 척추관절 건강은?

입력 2011-08-29 16:04
삐딱하게 앉은 자세-킬힐 사랑, 골반 이상 불러

[쿠키 건강] 지나치게 다리를 양 옆으로 벌리고 앉아 있는 중년 남성과 허벅지가 드러날 정도로 짧은 핫팬츠를 입은 여성, 최근 들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소위 ‘쩍벌남’과 ‘하의실종녀’로 불린다. 쩍벌남은 남성이라면 약간 다리를 벌리고 앉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이런 자세를 고수하고, 하의실종녀는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는 하의실종 패션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척추․관절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쩍벌남의 삐딱한 자세와 하의실종녀의 킬힐 사랑이 허리와 골반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의식적으로 하체에 힘 주고 다리 모으고 앉아야

쩍벌남은 주위 사람을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외관상으로 보기에도 좋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일쑤다. 다리를 벌리고 앉는 것이 편하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남들에겐 불편을 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다른 자리를 침범할 정도로 다리를 지나치게 벌리고 앉게 되면 골반이 벌어지고 이상이 생길 확률이 높다. 또한 편하다는 이유로 습관적으로 다리를 벌리고 앉으면 다리 근육도 점점 약해진다. 하체의 힘이 약해지면 결과적으로 척추나 골반에 부담을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40~50대 이상의 경우 의자에 앉을 때 젊은 층보다 상대적으로 다리를 많이 벌리고 앉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나이가 들수록 근력이 약해져 힘을 주고 앉아 있기 어렵기 때문이다. 40세 무렵부터는 근육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허리나 다리 등 하체 근육은 더 빠른 속도로 감소된다. 따라서 평소 걷기운동을 하면서 근력을 키우고 의식적으로 하체에 힘을 줘 다리를 모으고 앉도록 노력하는 것이 근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앉는 자세 나쁘면 척추 변형으로 디스크 유발할 수 있어

다리를 지나치게 벌리고 앉으면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 한 자세가 되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인 채 앉기가 쉽다. 특히 이 같은 자세를 편하다고 느끼는 것은 이미 잘못된 자세가 몸에 배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골반이나 척추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다리를 지나치게 벌리고 앉거나 반쯤 눕듯이 앉는 자세는 골반뿐만 아니라 척추에도 매우 좋지 않은 자세”라며 “오랜 시간 다리를 벌린 채 의자에 기대듯 앉으면 척추 모양이 변형될 가능성이 높아져 디스크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앉을 때는 허리를 의자 깊숙이 붙인 채 똑바로 세우고 다리는 꼬거나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모아주는 것이 좋다.

◇걸을 때 치마가 한쪽으로 돌아가면 골반 이상 의심해봐야

다리가 길어 보인다는 이유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하의실종 패션의 필수 아이템은 하이힐이다. 하이힐은 늘씬한 각선미를 드러낼 수 있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주는 하의실종 패션에 빠져선 안 될 아이템이다. 하지만 살인적인 굽 높이로 인해 ‘킬힐’로도 불릴 만큼 이미 척추·관절 건강에 미치는 폐해가 잘 알려져 있다.

만약 하이힐을 자주 신는다면 치마를 입고 걸을 때 치마가 돌아가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골반이 비뚤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발 바닥의 한쪽만 유난히 닳아 있다면 이 역시도 골반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하이힐은 높은 굽 때문에 몸의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 자연스럽게 다리와 허리에 힘을 주게 돼 척추측만증이나 허리디스크의 가능성도 있다. 척추측만증이나 허리디스크의 경우 조기에 발견한다면 수술 없이 간단한 시술이나 운동요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주 요통이 느껴지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쩍벌남과 하의실종녀의 골반 이상 자가 진단법]

1. 치마를 입고 걸으면 치마가 돌아간다.
2. 신발 바닥의 한쪽만 유난히 닳아 있다.
3. 의자에 앉았을 때 특정 방향으로 다리를 꼬면 편하다.
4. 몸에 힘을 빼고 똑바로 누웠을 때 양 발 끝이 향한 각도가 각각 다르다.
5. 걷거나 뛸 때의 모습이 부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