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이식에 이어 환자 병원비까지”

입력 2011-08-29 09:41

무진간병인협회 소속 김미지씨, 보살피는 환자에게 성금 전달

[쿠키 건강] 생면부지 어린이에게 간 이식을 해준 환자의 간병인이 자신의 환자를 위해 성금을 모아 전해줘 잔잔한 감동을 불러오고 있다.

29일 조선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무진간병인협회 소속 김미지(56·사진 왼쪽)씨는 지난 25일 자신이 보살피고 있는 환자 최명숙(51)씨의 병원비에 써달라며 성금 33만2000원을 병원 측에 전달했다.

최씨는 지난 13일 선천성 간 질환을 앓고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정기남(7)군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해 주는 생명 나눔 활동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됐던 주인공이다.

김씨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과 적지 않은 나이에도 신장에 이어 간까지 이식한 최씨의 활동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식 수술 직후부터 최씨를 간호하며 곁에서 지켜본 결과 자신보다 어리지만 배울 점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간 이식을 위해 7년간 커피나 인스턴트 음식을 먹지 않고 관리를 해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도 최씨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큰 돈을 전하긴 힘들지만 조선대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조금씩 돈을 모아 마음을 담은 사랑을 전달했다.

김씨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적은 돈인데도 너무 고마워하는 최씨에게 도리어 내가 더 고마웠다”며 “아직 우리사회에 이런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내가 더 힘이 났다. 최씨와 기남군 모두 건강히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인데 과분한 사랑을 받아 고맙기만 하다”며 “이런 행복 바이러스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