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피임약-사후피임약, 피임성공률은?

[쿠키 건강] 피임은 원치 않는 임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로 임신을 하는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의 경우 피임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 아름답고 올바른 성생활을 즐기기 위한 피임법에 대해 알아보자.

◇귀찮더라도 콘돔 사용해야= 가장 보편화 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피임기구로는 콘돔을 들 수 있다. 우선 남성콘돔의 피임률은 약 86% 정도다. 실패하는 경우도 잘못된 착용법과 사용방법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올바르게 사용만 한다면 높은 피임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콘돔은 피임은 물론 에이즈 등 성 접촉성 질환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더욱 권장되는 피임기구다.

젊은이들이 흔히 하는 피임법 중의 하나인 체외사정은 성관계 중 사정하기 직전에 질에서 음경을 빼내 여성의 질 바깥에 사정하는 방법이다. 아무런 기구 없이 순전히 남성의 의지력에 달려있는 피임법으로 다른 방법보다 효과가 떨어질 뿐더러 성병에도 취약하다. 또 사정 전에 나오는 쿠퍼액에 정자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피임성공률은 극히 낮다. 김재웅 골드만 비뇨기과 원장은 “임신중절수술을 한 여성 10명 중 7명이 가장 많이 사용한 피임 방법은 월경주기법과 질외사정과 같은 자연피임법이었다”며 “질외사정은 비과학적인 피임법으로 피임실패율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가족계획의 일환으로 요즘에도 많이 시술되고 있는 남성 정관수술은 음낭을 절개해 정자의 운반을 담당하는 정관을 잘라내는 방법이다. 더 이상 아기를 원치 않을 때 실시하는 영구적인 피임법으로 99% 피임성공률을 보장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영구적인 방법이지만 나중에 임신을 원하는 경우에는 복원수술을 통해 임신이 가능하다.

◇먹는 피임약에 대한 오해?=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가임여성 3명 중 1명이 복용할 정도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피임법이 바로 먹는 피임약이다. 정확한 복용법을 지켜 복용할 경우 약 99%의 피임성공률을 보이는 피임약은 현재 전세계 약 1억 명의 여성들이 복용하고 있다. 그러나 피임약에 대한 잘못된 속설과 오해로 인해 우리나라 피임약 복용률은 2.6%에 그치고 있다.

피임약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장기 복용 시 불임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거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들과 한 번도 복용하지 않은 여성들의 가임률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피임약이 여성의 불임이나 태아 기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살이 찐다고 걱정하는 여성들도 가끔 있다. 일부 피임약은 체내에 수분을 축적시켜 체중이 증가할 수도 있지만 처방되는 피임약들은 수분 축적을 막아주기 때문에 체중이 증가하지 않는다. 암에 잘 걸릴 수도 있다는 것도 근거 없는 이야기다. 피임약 복용은 오히려 난소암과 같은 여성암 발생률을 낮춰 주기도 한다.

피임약을 먹고 나서 매스꺼움과 구토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초기 호르몬 적응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대부분 여성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계속 나타나면 저용량 피임약으로 바꿔 복용하거나 저녁 식사 후 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복용하면 증상을 완화 시킬 수 있다. 과거에 에스트로겐 함유량이 많은 1세대 피임약은 피부가 거칠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처방되는 피임약은 과다한 피지 생성을 유도하는 남성 호르몬을 억제해 오히려 여드름 피부를 개선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사후피임약의 복용은 어떻게?= 휴가철이 지난 후 비뇨기과나 산부인과에는 사후피임약 처방을 위해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다. 사후피임약은 성관계 후 임신을 막기 위해 먹는 응급피임법이다. 콘돔이 찢어지거나 성폭행 등의 위급하고 불가피한 상황일 때 성교 후 72시간 이내에 고용량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반복 사용할수록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응급상황에서만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최대한 빨리 복용해야 피임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김재웅 원장은 “남녀 모두 잘못된 피임 정보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건강과 생활환경에 맞는 피임법을 선택해야 한다”며 “남성은 콘돔, 여성은 피임약 복용을 동시에 한다면 성병예방과 확실한 피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김재웅 골드만비뇨기과 원장(인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