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냉방기 사용은 실내외 온도차이 만들어 고혈압 등 기저질환 유발, 악화
[쿠키 건강]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폭염과 열대야는 8월 중순이나 하순께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평균 30도를 웃도는 늦더위로 인해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지속적인 냉방에 따른 실내 외 온도차이로 인해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고, 제대로 청소되지 않은 냉방기 내 진드기와 먼지 등으로 천식이 유발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늦더위 복병으로 떠오른 의외의 질환을 알아본다.
◇차가운 실내·뜨거운 실외, 여름에도 온도차이로 인한 혈압 상승 주의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겨울철에 주의해야 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어 고혈압,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통 더운 여름철에는 혈압이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상대적으로 방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혈압 환자는 여름에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냉방기 사용으로 인해 찬 공기에 노출되면 말초혈관이 수축돼 심장 부담이 늘고 심장이 빠르게 뛰어 혈압이 급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름에 땀 배출이 늘어나면서 혈액이 농축돼 혈전이 잘 생겨 이로 인한 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2010년 건강보험 자료를 살펴보면, 뇌혈관질환별 외래진료환자수가 더운 여름철인 7~8월(49만 7604명)에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10~11월(49만 6760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추운 겨울 못지않게 냉방기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도 고혈압 환자의 주의기간이다.
여름철 고혈압 환자들은 우선, 실내 외 온도차이에 유의해야 한다.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빈번 해지면서 지나친 냉방은 실내 외 온도차이를 적게는 5도에서 많게는 10도까지 벌여 놓는다. 급격한 온도차이가 있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위험요인이므로 고혈압 환자의 경우 냉방기 사용시 실내 외 온도차이가 4~5도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더위를 식히기 위해 냉수로 샤워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온도 변화가 가해지면 우리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거나 떨어질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이러한 주의사항과 함께 고혈압 환자는 치료제 복용을 거르면 안 된다. 고혈압 치료제는 매일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혈압이 낮아졌다고 생각돼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은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고혈압 약 복용은 규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여름철은 바캉스나 여행, 더위로 인해 규칙적인 약 복용이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복용 편의성을 높인 복합제가 도움이 된다. 고혈압 복합제는 많은 고혈압 환자가 단일제를 여러 개 복용하는 문제를 간편하게 하기 위해 두 개의 알약을 하나로 합친 약으로 엑스포지가 대표적이다.
엑스포지는 강력한 혈압강하효과는 물론 심혈관계 질환위험의 감소효과를 가진 디오반과 노바스크가 결합된 최초의 ARB+CCB복합제다. 최근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우수한 혈압강하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입증돼 고혈압 치료에 대한 중국 및 한국 등의 동양인 치료 가이드라인에서의 복합요법에 대한 권고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와 같이 올바른 치료제 복용 습관과 실내온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등의 노력으로 고혈압 환자도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늦더위 감기? 폐렴 유발 주의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문을 꼭꼭 닫아두고 에어컨 바람에 의지한 채 생활하는 시간이 많으면 감기 증상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실내외 온도차가 5~10도 정도인데다, 환기 안 되는 실내에서는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만성질환(신부전, 간질환,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폐질환, 천식)을 갖고 있는 성인이나 65세 이상의 어르신이다. 이들은 평소 면역력이 약한 상태인데, 감기로 인해 몸의 저항력이 더 떨어지면서 2차 합병증인 폐렴으로 이환되기 쉽다. 특히 노인폐렴은 특별한 증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으며,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갑작스럽게 늑막염, 뇌수막염, 패혈증 등을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
감기 및 폐렴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이상 넘지 않도록 하고, 자주 창문을 열어 실내 환기를 시켜주어야 한다.
만성질환(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 간 질환, 당뇨병, 신질환, 천식 등)을 갖고 있거나 65세 이상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폐렴구균백신 접종도 권유된다.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은 세균성 감염인데, 여름감기 후 2차 감염으로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성인에게 접종되고 있는 폐렴구균백신은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의 85~90%를 일으키는 23가지균에 대한 항체를 포함하므로 넓은 커버리지를 가지고 있다.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하면, 설사 폐렴에 걸린다하더라도 중증 합병증이나 사망률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 실제 만성질환자(당뇨병, 심혈관계질환, 호흡기질환자 등)에서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폐렴구균백신 접종 환자는 미접종자와 비교해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률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반 성인의 경우, 대부분 평생 1회 접종으로 충분하므로 일반 병원에서 접종하는 것이 좋다. 만일 65세 이전에 접종한 경우에는, 65세 이후에 한 번 더 접종 받을 것을 권고한다.
◇에어컨 가동으로 날리는 묵은 먼지 등 천식, 알레르기 비염 일으켜
사무실이나 집 안에서 오랫동안 가동하지 않은 에어컨을 켜면 그 속에 있던 묵은 먼지와 함께, 가구나 사무실 집기 위에 쌓여 있는 먼지까지 실내 전체에 날리게 된다. 자동차 에어컨 가동 시에도 마찬가지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이동 시 에어컨은 필수로 켜게 되는데, 쾌쾌한 냄새와 함께 날리는 먼지는 좁은 자동차 내부에서 숨을 쉴 때마다 호흡기를 타고 들어온다. 이는 폐의 기도나 코의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켜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같은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알레르기 반응은 사람마다 반응하는 물질과 정도가 다른데, 먼지에 민감도가 높은 환자의 경우 실내에 쌓인 먼지 때문에 1년 내내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특히 기온이 높아지면서 덥다는 이유로 몇 시간이고 에어컨을 가동한 채 환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고, 비까지 자주 오면 습도가 높아져 생기는 곰팡이나 집먼지 진드기로 인해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알레르기 물질로 인한 염증 반응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눈과 코의 가려움 등의 증상을 유발해 학업이나 업무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코막힘에 의한 뇌 산소 부족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흐르는 콧물을 훌쩍거리다 보면 두통까지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수면 중에도 겪게 되는데,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다음 날까지 영향을 미쳐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를 위해선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본인이 반응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정확히 밝히고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튼 채 창문을 꼭꼭 닫아 놓아 환기에 소홀하기 쉬운데, 환기와 청소를 자주하는 것만으로도 실내 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에어컨은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내부 청소를 잘하도록 한다.
이 같은 환경개선과 동시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평소에도 적절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구용 약제인 류코트리엔 조절제를 복용하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인한 염증 작용을 차단해 증상을 점차 완화시킬 수 있으며,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 증상 개선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류코트리엔 조절제로는 싱귤레어가 있는데, 하루 한 알씩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천식과 함께 앓기 쉬운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도 동시에 효과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여름 고혈압 합병증, 겨울 보다 더 위험…늦여름 주의 해야할 질환은?
입력 2011-08-24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