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입덧 심하면 탈수 일으켜 미숙아 출산 위험”

입력 2011-08-19 11:00

임신2기 지나도 구토증상 계속되면 내과검진 필요

[쿠키 건강] 입덧은 산모가 당연히 감수해야 할 희생으로 간주되지만, 여름철 입덧은 더위와 땀으로 인해 탈수나 전해질결핍 등이 심해질 수 있는 만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산모의 구토가 심하면 탈수, 전해질 결핍, 산·알칼리 불균형, 말로리-와이스증후군(식도점막이 손상돼 출혈이 나타나는 증상)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전해질결핍으로 인해 산모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 받을 수도 있다. 유광사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유상욱 소장은 “전해질 결핍은 산모에게서 심장마비, 의식장애, 탈수열 등을 유발할 수 있고, 모체의 영양상태가 불량해짐으로써 태아성장방해, 엽산부족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 등의 확률이 높아 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산모들 중에는 입덧을 완화하기 위해 임시로 비타민 B6나 위장약을 복용하거나 손목에 저주파 팔찌를 착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큰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 비타민제는 필요한 경우에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의사의 처방이 없는 위장약은 오히려 역효과만 야기할 수도 있다.

오히려 단순해 보이지만 수액요법이 입덧을 진정시키는 데는 더 효과적이다. 심한 입덧으로 부족해진 당분과 전해질을 정맥주사로 보충해 주기만 해도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구토감도 줄어드는 일이 많다고 한다. 수액요법을 통해 대부분의 산모는 증상이 개선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구토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약제들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아직 완벽한 연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 상담 후 처방 받아야 한다.

단순한 입덧과 질환성 구토증상과의 구별도 중요하다. 입덧이 일정기간이 지나서도 계속되거나 구토 증상이 없었다가 갑자기 재발할 경우 위장관 질환이나 바이러스 등을 의심할 수 있는 만큼 내과검진이 필요하다. 유광사여성병원 정은석 내과 과장은 “입덧은 중추신경계질환이나 난소종양의 염전, 간염, 당남염, 신우신염 등과 비슷한 구토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감별이 중요하다”며 “보통 입덧은 시간이 지나면 안정되지만 임신2기(4~6개월) 이후에도 구토가 지속되고 현기증이나 명치 끝의 통증이 심할 경우 이러한 질환을 의심해보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입덧은 영어로 ‘morning sickness’라고 할 만큼 아침공복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억지로라도 가볍게 식사하는 습관을 가지면 증상을 차츰 개선시킬 수 있다.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강할 때는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고 소량씩 여러 번에 나눠 먹는 것도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입덧으로 인해 전해질이 부족해 질 수 있으니 이온음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