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방광-방광염, 치료방법·식이요법 전혀 달라”

입력 2011-08-18 07:11

[쿠키 건강] 방광이 예민해져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과민성방광은 흔히 방광염과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하지만 두 질환은 분명히 발병원인이 다르고 치료방법과 식이요법에도 큰 차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만으로 구분이 모호한 과민성방광과 방광염, 소변검사 필수

과민성방광의 증상은 하루 소변을 8번 이상 보게 되는 빈뇨, 수면 중에도 소변이 마려워 2회 이상 깨는 야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갑자기 참을 수 없는 뇨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등이 있다. 방광염도 이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며 여기에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방광염이라고 해서 반드시 통증이 동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과민성방광과 방광염은 간단한 소변검사를 통해 구분할 수 있다. 방광염은 세균감염으로 인한 염증이 원인이지만 과민성방광은 염증과 관계없이 방광 자체의 기능이 약해지고 예민해져 발병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변검사를 통해 염증이 있으면 방광염, 염증을 비롯한 다른 질환이 없으면 과민성방광으로 진단된다.

◇발병원인 다른 두 질환, 치료방법도 전혀 달라

일반적인 방광염은 일주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하면 잘 낫는 편이다. 그러나 과민성방광은 방광이 약해진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방광을 튼튼하게 하고 방광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치료해야 한다.

과민성방광 전문 인애한의원 강남점 정소영 원장은 “방광은 원래 소변을 저장했다가 배출하는 기능을 하는데 과민성방광은 방광이 약해지고 예민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수축하는 것이 원인이다. 한방에서는 이렇게 약해진 방광을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치료와 더불어 자율신경의 균형을 잡아주는 침치료, 방광을 따뜻하게 하는 온침치료를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과민성방광은 발병기간이 오래될수록 치료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발병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과민성방광을 방광염으로 오인한 채 항생제를 남용할 경우 치료시기를 놓쳐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항생제 자체가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방광을 더욱 차게 해 과민성방광을 악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증상이 있다면 즉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방광염에 좋다는 식이요법, 과민성방광에는 역효과

두 질환은 평상시 식이요법도 전혀 다르다. 흔한 예로 방광염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과민성방광 환자는 오히려 어느 정도 음수량을 조절해야 한다. 방광염은 물을 많이 마셔야 염증이 씻겨 내려가는데 과민성방광은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방광에 더 무리가 가고 방광이 약해져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에는 방광염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과민성방광으로 진단받고 치료하는 경우에는 혼동하기 쉬운 만큼 더더욱 주의해야 한다.

반면 과민성방광을 오랫동안 앓았던 환자들은 물을 너무 적게 마셔 문제가 되기도 한다. 물을 마시면 화장실을 더 자주 가게 되다 보니 습관적으로 물을 적게 마시게 되는 것인데, 물을 너무 안 마셔도 소변이 농축돼 방광염에 쉽게 걸리게 된다. 게다가 소변량이 적어지면 방광이 더 작아져서 습관적인 배뇨장애가 생기게 되기 때문에 치료가 더더욱 힘들어 질 수 있다.

정소영 원장은 “과민성방광 환자에게 적절한 음수량은 하루 1~1.2L 정도다. 치료과정에서 소변횟수와 절박뇨 등 증상의 변화와 치료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배뇨일지를 작성하는데 이때 음수량도 함께 기록하면서 자신의 음수량을 파악하고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민성방광에는 이뇨작용이 강한 음식도 피해야 한다. 그런데 방광염에 좋다는 음식들은 대부분 이뇨작용이 강하다. 크랜베리, 블루베리, 옥수수 수염차 등은 방광염에는 효과적이지만 이뇨작용으로 인해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어나 과민성방광에는 좋지 않다. 뿐만 아니라 카페인, 탄산, 알코올 종류와 매운 음식, 시트르산이 들어있는 대부분의 신맛 음식들도 방광을 자극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정 원장은 “과민성방광에 도움이 되는 약재로는 회향과 오수유 등을 들 수 있다. 회향은 방광을 따뜻하게 하고 냉기를 없애주기 때문에 볶아서 가루를 내어 물에 타 먹거나 달여 먹으면 좋고, 오수유 역시 방광을 따뜻하게 해주는데 특히 손발이 찬 증상을 함께 가지고 있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