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내원환자 조사결과… 여성은 근육량 감소로, 남성은 체중 부하로 요통 및 디스크 발생
[쿠키 건강]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에게 허리통증이 많다는 사실은 일반적인 상식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체중이 적게 나간다고 해서 요통에 안전지대에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최근 한 조사결과 여성의 경우 저체중이 과체중 보다 요통 및 척추질환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남성의 경우는 이와 반대로 과체중이 저체중 보다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척추전문 자생한방병원은 병원을 찾은 환자 200명(저체중, 과체중 남녀 각각 50명씩)을 대상으로 ‘체중과 요통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생한방병원은 조사대상을 신장, 체중, 통증지수 등 개인의 결과를 토대로 표준체중((신장-100)X0.9)을 구해 저체중, 과체중의 단계로 나누고, 이에 따른 요통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 체중에 따른 여성과 남성의 통증지수(VAS)를 분석한 결과, 여성의 경우 저체중 여성의 평균통증은 5.7로 과체중 여성의 평균통증인 3.9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성의 경우 과체중 남성의 평균통증(5.32)이 저체중 남성의 평균통증(3.7) 보다 높았다.
또한 요통 정도에 따라서는 요통이 매우 심한 환자들의 대부분이 여성은 저체중, 남성은 과체중인 것으로 나타나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즉 일상생활에 있어 불편감을 느끼는 정도의 통증인 VAS 6 이상으로 조사된 여성의 약 80%가 저체중, 남성은 약 93%가 과체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이우경 원장은 “이같은 통계 결과들을 통해 여성은 저체중이, 남성은 과체중이 각종 허리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허리통증 또한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체중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요통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가 뭘까. 우선 저체중 여성들이 과체중 보다 요통이 심한 이유는 근육량 감소가 상당부분 작용한 것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디스크 탈출과 같은 허리질환의 대부분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 등이 약해져 있을 때 약간의 충격으로도 쉽게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저체중 일부 여성들(25명)을 대상으로 인바디(Inbody: 체성분 측정 시스템으로 체중, 근육량, 체지방율 등을 측정)를 측정해 본 결과, 저체중 여성의 17명에서 근육량이 표준 이하로 나타났다. 그만큼 저체중 여성들의 근육량이 적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로는 여성들의 굶기 다이어트를 들 수 있다. 저체중인 여성에게 다이어트 경험에 대해 묻자 52%가 1회 이상의 다이어트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평균적으로 한 달 동안 3.67kg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운동 다이어트나 체중조절용 식품 다이어트를 진행한 여성이 각각 14%, 8%였던데 반해, 무조건 굶는 다이어트를 한 여성은 무려 절반 이상인 61%에 달했다.
이처럼 식이조절만으로 체중을 감량할 경우 신체 전반적인 기능도 떨어지고 영양불균형은 물론 요통, 디스크 등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만약 근력운동을 하지 않고 칼로리만 제한하는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한 후 허리, 목 통증, 팔, 다리 저림 등이 발생했다면 허리디스크, 목 디스크 등이 의심되는 만큼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우경 원장은 “여성들의 칼로리 제한만 하는 다이어트는 근육량 감소로 이어지고, 근육이 적으면 허리디스크를 보조해주는 주변인대나 근육이 약해지게 된다. 이렇게 약해진 근육은 허리를 튼튼하게 지지해주지 못하게 되고 디스크에까지 무리를 줌으로써 허리디스크 질환을 일으키기 쉬워지게 된다”면서 “실제로 디스크 환자들의 척추 주변 근육인 장요근과 척추기립근 등이 현저히 적은 근육량을 보임을 MRI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성의 경우는 여성과 달리 과체중이 저체중 보다 통증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저체중 남성이라도 기본적으로 여성에 비해 근육량이 많은 편이고, 특히 근육량을 감소시키는 주요인이 되는 굶는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남성이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육량이 부족해 발생하는 ‘저체중으로 인한 요통이나 디스크’ 보다는 ‘체중의 부하로 인해 척추에 무리가 가게 돼 생기게 되는 요통이나 디스크’가 더 많게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우경 원장은 “남성은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통증이 심하게 나타났는데 과체중으로 인해 디스크와 주변 인대의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디스크가 손상을 받아 통증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남성의 경우 회식문화와 함께 술, 담배 등의 영향을 받아 체중이 자꾸 불어나는 것이 요통이나 디스크 등의 척추질환에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과체중인 남성의 척추는 무거운 체중에 눌리면서 자세 또한 나쁘게 만든다. 디스크 질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 바로 잘못된 자세. 때문에 잘못된 자세를 유발시키는 과체중은 디스크를 유발시키는 큰 요소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척추 건강을 위해서는 살을 빼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든 굶기 다이어트는 근육량을 감소시켜 오히려 요통 및 디스크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칼로리 제한과 동시에 충분한 운동을 통해 다이어트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과체중인 남성과 저체중인 여성의 요통 치료방법은 같을까? 사람마다 특징이 있고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듯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도 모두 똑같은 치료를 한다면 그건 올바른 치료가 아니다. 저체중이냐 과체중이냐에 따라 다른 치료방법으로 요통을 치료해야 한다.
체중이 적은 경우 기초체력을 강하게 해주는 처방이 추가된 추나약물을 통해 약해진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해주고 전체적으로 몸을 건강하게 해 통증과 질환을 치료한다. 반대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는 몸 안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제거하는 처방 및 치료를 해준다. 또한 잘못된 생활습관과 자세를 찾아 교정하고, 약물을 통해 불필요한 지방은 없애줌으로써 통증 제거는 물론 원인을 없애주는 원인치료로 더 건강한 몸을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치료보다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이 바로 예방이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고 적당한 근육량을 위해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끼니는 거르지 말고 세끼를 다 챙겨먹되 균형 잡힌 식사로 충분한 영양공급을 해주도록 하자. 만약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면 방치해 병을 더 심화시키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하고 그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남성은 과체중, 여성은 저체중일 때 요통 심해”
입력 2011-08-16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