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3개월 후로 다가왔다. 인생의 큰 전환점에 있는 수험생들이 보다 건강한 여름을 나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수험생들은 건강에 소흘하기 쉽기 때문에, 자신의 평소 실력 발휘를 위해서라도 최고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송동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수험생의 정신건강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인정하는 자세 필요
대입 수학능력시험은 1년간 수험생의 학업성취도를 평가받는 날로,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한 번의 시험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지만 매년 시험결과에 낙담한 나머지 극단적 선택이나 큰 정신적 충격을 받는 수험생들도 많다. 이러한 수험생을 다독이기 위한 부모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송동호 교수는 “수능시험의 실패를 자살로 연결할 정도의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받아들이는 청소년이라면, 평소 학업성적에 대해 큰 부담감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부담감은 좋은 성적이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는, 그래서 미래의 성공과 행복을 얻는 유일한 방법으로 알고 있는데서 온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러한 경우 부모님의 기대수준 또는 자신의 기대수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나 만족할 만한 정도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부모님은 물론 본인 스스로, 그리고 주변사람(친구나 선생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한다.
송 교수는 이런 경우 자존감도 낮아지고, 부모님과 다른 사람과의 사이도 멀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청소년은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이어서 자신의 작은 실수나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고 괴로워하거나, 실패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이 오히려 안좋은 결과를 초래하고, 결국 그 실망이 누구보다도 커 본인 스스로 죽고 싶은 생각이 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송동호 교수는 지적했다.
송동호 교수는 “자살은 대개 우울증 때문인데, 자살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택하는 청소년의 경우, 대부분은 그 이전에 평소 우울증이 있었을 가능성이 많다”며 “우울증에 수능시험 성적이 나쁜 데 대한 실망이 겹쳐서 자살 같은 행동을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이 있는 학생은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가 잘 안되고, 주변 일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또 말이 없어지고, 행동이 느려지고, 잘 먹으려 하지 않아 체중이 줄어든다.
이외에도 잠을 잘 못자거나 힘 없어하고 피곤해 하거나, 초조해 하고, 자신이 가치 없는 사람으로 느끼고 또는 과도한 죄책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송 교수는 어떤 청소년들은 다소 비전형적 양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데, 짜증이나 반항적 태도, 폭력적 행동이나 비행, 무단결석이나 가출, 폭식, 잠을 너무 많이 자는 등의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험생을 둔 부모들은 자녀에게서 이러한 모습들이 보이는지의 여부를 주의깊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험생들이 겪는 정신과적 문제는?
수험생들이 겪는 대표적인 정신과적 문제가 우울증이다. 시험 준비기간 동안은 우울하더라도 억지로 참고 공부에 매달리다가 시험이 끝나면 우울증이 제대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송동호 교수는 “공부 때문에 우울증이 감춰져 있다가 시험 끝나면 나타날 수 있다”며 “수능시험과 대학진학을 지상명제로 수험생활을 지내온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이 끝난 후 허탈감과 상실감에 빠지기 쉬운데, 이런 느낌이 우울증의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우 수험생들은 음주나 흡연 등의 일탈 행동을 보일 수 있다. 특히 평소 습관과 다른 행동, 우울한 행동, 허탈한 태도, 짜증내기, 방안에 틀어박히기, 잠 안자기, 반항적 태도, 폭식이나 식사 거절, 늦은 귀가, 담배나 술 냄새 등등이 이러한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먼저 자녀의 실망에 대해서 잘 받아줄 필요가 있다”며 “자녀에게 수능 성적을 잘 받지 못한 것으로 인해, 장차 어떤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물어보고 그 대답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경우 수능 성적을 잘 받지 못한 것을 마치 인생 전체를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조언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송동호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학교 공부 이외에도 자신을 다른 재능을 나타내서 사회에 공헌한 길이 있음을 부모 스스로 믿어야 한다”며 “그런 신념을 자녀들에게 이야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사랑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자녀가 생각하도록 하거나 책망해서는 안된다. 시험성적이 나쁘더라도 본인의 있는 모습 그대로 부모님에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녀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송동호 교수는 “공부에 대해 신경 쓰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자녀와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평소 아이와 대화를 많이 갖고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알고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송동호 교수(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수험생 만점 건강전략-②]정신건강 위한 대화 필수
입력 2011-08-10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