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에어컨 사용, ‘냉증형 이명’ 유발”

입력 2011-08-09 13:07

몸 찬사람 여름철 발생률 높아… 얼굴·머리 직접 찬바람 피해야

[쿠키 건강] #회사원 김아름(26)씨는 한여름에도 털양말을 신고 잘 정도로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다 보니 여름철엔 직장 내에서의 과도한 냉방기 사용으로 늘 감기를 달고 산다. 한 번은 몸 컨디션이 최악인 날이 있었는데 더위를 많이 타는 부장님을 포함해 남자직원들이 그날따라 온종일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는 것이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자 김씨의 왼쪽 귀에서 갑자기 ‘삐’하는 소리가 들렸다.

병원을 찾은 김씨의 병명은 ‘이명(귀 울림)’. 그동안 이명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어 머리부위에 열이 생기고 뜨끈해지는 경험을 하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 장시간 몸을 차갑게 방치하면 순환장애를 일으켜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름보다 추운겨울에 이명환자가 더 많은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이명·난청 전문 마포소리청한의원 변재석 원장은 “몸을 차갑게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체내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소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특히 뇌와 귀로 가는 혈류량에도 영향을 미쳐 청각기능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평소 몸이 차고 기관지가 약한 환자들은 되도록 냉방기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냉방기 사용의 위력(?)은 적외선체열진단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장시간 에어컨 바람을 쐰 사람의 경우 체열진단을 하면 머리와 귀에는 열감이 거의 없어 검은색을 띠고 가슴, 복부, 손발 등이 파랗게 보이거나(전신냉증형) ‘코’와 ‘귀’ 부위만 검게(비냉형) 찍혀 나온다. 건강한 사람은 체열분포가 좌우대칭을 이루지만 통증부분에서는 체열이 높아지거나 낮아져 균형이 깨지게 되는데, 노랗고 붉은색 계통일수록 열이 몰려있고, 파랗고 어두울수록 차가운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얼마 전 한 의료기관이 300명의 이명환자를 체열 진단한 결과에서도 ‘전신냉증형’과 ‘비냉형’ 등 몸이 차가운 이명환자들이 28%(76명)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변재석 원장은 “특히 코 부위가 유독 차다는 것은 호흡이 정상적이지 못하고 이로 인해 전신의 양기 역시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런 경우 보통 호흡과 양기를 관장하는 폐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몸이 차가운 이명 환자들은 치료 또한 허약한 기운을 보충하면서 동시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력을 돕는 온열치료법이 중심이 된다. 평소 생활습관에서도 더위를 식히기 위해 얼굴이나 머리 부위에 직접 바람을 쐬는 행동은 냉기가 피부호흡을 통해 체내에 직접 침투해 이명은 물론 ‘두통’과 ‘어지럼증’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