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라마단 기간 중 낮 동안 금식하는 남아시아계 제 2형 당뇨병 환자들이 DPP-4 억제제인 가브스(성분명 빌다글립틴)와 메트포르민을 병용한 경우,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개선됐고, 순응도도 우수한 것으로 새로운 연구에서 확인됐다고 한국노바티스가 밝혔다.
이번 발표된 VECTOR(Vildagliptin Experience Compared To gliclazide Observed during Ramadan) 연구 결과는 의료학술지 ‘Current Medical Research and Opinion’ 7월 호에 게재됐다. VECTOR 연구는 16주 동안 진행된 전향적 관찰 연구로, 금식을 하는 남아시아 이슬람 제2당뇨병 환자들(n=59)을 대상으로 실생활에서 가브스-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SU)-메트포르민을 병용한 결과를 비교했다.
VECTOR 연구 결과, SU-메트포르민을 병용한 환자들 중 41.7%가 저혈당을 경험한 데 반해, 가브스-메트포르민 병용한 환자 그룹에서는 저혈당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두 그룹간 치료 순응도는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SU-메트포르민 병용 그룹에서는 적어도 한차례 이상 투약을 놓친 환자 수가 10명인 반면, 가브스-메트포르민 병용 그룹에서는 1명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가브스-메트포르민 병용 그룹은 라마단 기간이 끝난 후에 HbA1c 수치가 7.7%에서 7.2%로 크게 낮아졌으나, SU-메트포르민 병용 환자 그룹은 7.2%에서 7.3%으로 높아졌다. 가브스-메트포르민 병용 그룹에서는 이상반응 또는 중대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은 반면, SU-메트포르민 병용 그룹에서는 18명(50.0%)의 환자들에서 최소한 한 차례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이 같은 차이를 보인 주된 원인은 높은 저혈당 발생률(15명, 41.7%)이었다. 체중 변화는 두 그룹 모두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전세계적으로 4천 만명에서 5천만 명에 이르는 당뇨병 환자들이 라마단 기간에 금식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VECTOR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이 연구가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이루어졌지만, 유사한 임상적 배경을 가진 전세계 이슬람교도 인구를 대상으로 추론해 봤을 때 이번 연구 결과들은 공중 보건 및 임상적 측면에서 상당한 의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당뇨병 치료제의 복용은 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저혈당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이다. 이러한 저혈당의 위험은 불규칙한 식사나 금식으로 식사를 거르는 환자에서 더욱 높아진다.
한국노바티스 임상의학부 앙 구안-리 상무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VECTOR 연구는 연구대상 환자수가 적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이긴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가브스와 메트포르민의 병용 요법이 금식중인 제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적절한 선택제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혈당은 혈당이 정상 수치 아래로 떨어질 경우에 발생한다. 저혈당은 당뇨병 치료제의 복용 순응도를 저하시키는 주요 장벽이며 환자들의 삶의 질을 저해시키고, 정서적인 스트레스 및 혈관계 합병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저혈당이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SU 단독요법에 의해 유발된 중증의 저혈당 사례들에서 대략 9%의 사망률이 보고 돼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혈당의 위험에 대한 당뇨병 환자들의 인지도가 매우 낮다. 2010년 전국 159개 내과의원을 찾은 1520명의 당뇨병 환자들의 저혈당 인식 실태 조사결과에서 참여한 환자 74%가 저혈당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해 많은 환자가 저혈당 발생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혈당에 대해 주치의와 적극적으로 논의한다고 답한 환자는 33%에 그쳤다.
VECTOR 연구는 남아시아에서 실시된 이전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1만1173명의 이슬람교도를 대상으로 실시된 최근 연구에서, 79%가 라마단 기간 중에 최소한 15일 동안 금식을 한다고 보고했다. 동일한 연구에서 금식으로 인해 제 2형 당뇨병 환자들의 중증 저혈당 위험이 7.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DPP-4억제계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는 췌장이 인슐린을 생성하도록 자극하는 ‘인크레틴’ 호르몬의 분해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가브스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높은 혈당치의 원인이 되는 췌장 섬 알파 및 베타 세포 기능부전을 표적으로 작용하여 신체적인 자연적인 혈당조절기능을 개선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노바티스 당뇨병약 ‘가브스’, 라마단 금식하는 2형 당뇨병 환자 저혈당 발생↓
입력 2011-08-09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