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매년 여름 휴가철이 되면 피임약 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한다. 국내 피임연구회 조사에 따르면 7~8월에 응급피임약 처방율이 각각 25, 23.5%로 평소보다 10% 가량 증가한다. 응급피임약을 복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임신을 예방해주는 간편한 방법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응급피임약 복용에 뒤따르는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응급피임약이 성생활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며 “일반 먹는 피임약의 열 배에 달하는 고용량의 호르몬이 함유돼 있고 부작용도 많아 산부인과 전문의와 꼭 상담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응급피임약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후에 응급으로 사용되는 피임법을 말한다. 하지만 사전 피임법에 비하여 피임 실패율이 높으므로 말 그대로 응급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응급피임약은 고용량의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해 배란을 억제 또는 지연시키는 원리이다. 프로게스테론 성분은 자궁경부 점액의 점도를 증가시켜 정자가 잘 통과하지 못하도록 작용한다. 또 배란이 일어난 후에 투여할 경우 자궁내막의 호르몬 수용체를 억제해 자궁내막의 변형을 초래함으로써 착상을 방해한다. 그러나 이미 착상된 배아를 유산시키지는 못한다.
응급피임약은 성교 후 12시간 이내, 늦어도 72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하며 피임 성공률은 85% 정도다. 복용 후 월경이 1주일 이상 지연될 경우 반드시 임신 여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응급피임약은 한 월경주기에 단 1회의 성교에 한하여 효과가 있으므로 성교 때마다 응급피임약을 먹거나 용량을 많이 먹어도 효과가 없다. 습관적인 복용으로 오히려 건강상에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구토, 하복부 통증, 피로, 두통, 유방긴장감, 설사 등 일시적인 부작용 외에도 생리과다, 생리 외 이상출혈 등의 부작용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응급피임약을 복용한 다섯 명 중 한 명은 구토 증세를, 두 명 중 한 명은 메스꺼움을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 응급피임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체내 호르몬 농도가 높아져 여성의 생리주기에 심각한 장애를 미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임신 중이거나 황체호르몬인 레보놀게스트렐의 과민증이 있는 환자, 난관염, 골반염 등을 앓아 자궁외임신의 위험이 있거나 경험이 있는 사람, 간 기능이 나쁜 사람, 심각한 소화 장애가 있는 사람, 항전간제나 간 효소제 등의 약을 복용하는 사람 등은 응급피임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응급피임약은 피임 실패율이 작게는 5%, 크게는 42%에까지 달한다”며 “일반인이 무분별하게 응급피임약을 구입,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인공임신중절률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콘돔이나 피임약으로 예방 가능한 성전파성 질환이나 골반염 등도 자칫 증가할 우려도 크다고 대한산부인과학회 측은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이맘때면 판매량 증가하는 응급피임약, 부작용 알고 복용해야
입력 2011-08-08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