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랑중앙병원에는 현재 280여 병상이 마련되어 있고 6명의 정신과 전문의와 2명의 한의사를 비롯해 내과 전문의, 20여명의 알코올 전문 상담사, 30여명의 간호사, 10여명의 보호사 등이 상호협조해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알코올 문제에 있어서 성별, 연령별로 불거지는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젊은남성 병동, 노인 병동, 여성 병동을 구분하여 생활의 불편함을 최소화시킨 한편, 각각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환자간의 공감대 형성은 물론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무형 원장 인터뷰
-알코올 질환 치료 병원으로서 다사랑중앙병원의 강점은?
“다사랑중앙병원은 전국 최초의 알코올 질환 전문병원인 광주 다사랑병원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사회적 편견으로 알코올 질환 치료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여성 환자들을 위하여 여성 알코올 전문 의료센터를 개설한 최초의 병원이기도 합니다. 또 알코올 전문 상담사 제도, 양질의 단계별 프로그램 운영, 정신과·내과·한방병원과의 협진 등이 다른 병원과 차별화된 점입니다. 이러한 점들이 인정돼 2005년에는 광주 다사랑병원이, 2008년에는 다사랑중앙병원과 광주 다사랑병원이 동시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알코올 질환 전문병원 시범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양한방협진이 알코올 질환자의 치료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다사랑중앙병원은 양방과 한방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모아 환자의 치료를 돕고자 다사랑한방병원이라는 분리된 이름을 걸고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술은 해로운 것이기 때문에 술이 몸에 좋은 체질은 없지만, 체질에 따라 피해야 할 술과 안주가 있고 해독법 또한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체질을 분석한 후 양방치료와 함께 알코올 의존증 치료의 효과를 상승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 두 의학의 약물은 작용기전 또는 작용점이 다릅니다. 각각의 장점과 결점을 인식하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병용 요법을 통해 의학의 한계를 넘어 치료율 향상을 꾀하고 있습니다.”
-흔히 ‘주사’라고 말하는 술버릇도 병이라고 하던데?
“TV에서 연예인들의 주사가 종종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방송 소재가 되곤 하는데 의학적으로 주사도 엄연히 질병입니다. 술을 마실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사라면 성격 형성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이 손상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럴 경우 뇌의 기억장치인 해마도 손상돼 적정 음주량을 절제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결국 폭음과 과음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심각한 주사는 치료가 필요한 뇌의 질환이기 때문에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알코올 의존증의 치료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다른 질환의 경우 환자가 직접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아오지만 알코올 의존증은 환자 본인이 알코올 의존증임을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병 자체가 지속적인 음주로 인해 이미 술 조절 능력을 상실한 병이고 환자 본인은 자신이 알코올 중독이라는 것을 부정하죠.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게 바로 알코올 의존증의 특성입니다. 때문에 피해를 겪고 고통을 받는 가족들이 입원에 동의함으로써 치료가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지요. 그런데 강하게 마음을 먹어야 하는 가족이, 병을 인정하지 않고 입원을 거부하는 환자를 보고 마음이 약해져 성급히 퇴원을 결정하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가 가장 안타깝습니다. 치료진을 믿고 환자를 위해 냉정한 사랑을 실천할 때 알코올 질환의 치료는 가능합니다.”
-알코올에 관대한 우리 사회에 바라는 것은?
“알코올에 관대한 우리나라에는 지금도 수많은 알코올 질환자가 있고, 본인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 채 방관하거나 방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알코올 질환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이, 치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가장 큰 장애라고 생각합니다. 알코올 병원이라고 하면 안 좋은 편견부터 작용하는 탓에 몇몇 보호자들은 입원문의를 할 때 환자에게 혹시 폭력을 가하진 않느냐고 물어오기도 하지요. 매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알코올 질환 병원의 문턱이 더욱 낮아져야 하는 필요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병원을 찾듯, 본인이 스스로 술문제를 인식하는 단계에 쉽게 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하루 빨리 조성돼야 합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