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지나친 냉방, 목소리 냉방병 주의

입력 2011-08-05 09:51
[쿠키 건강] 무더운 여름철 대부분의 실내에서는 장시간 냉방기가 가동된다. 하지만 냉방기의 과도한 사용이나 관리 소홀로 여름철 건강 관리 적신호가 켜지기도 한다. 특히 과도한 냉방기 사용으로 목소리도 냉방병에 걸리는 등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음성치료 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먼지와 세균에 오염된 필터를 통한 바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호흡기 가까이에서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는 것은 성대점막 분비물에 영향을 줘 목에 이물감을 느끼게 되거나 기침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실내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면 목이 건조해지고 성대의 접촉이 원활해지지 않아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 질 수 있다. 따라서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목소리 건강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접 쐬는 에어컨·선풍기 바람 ‘목소리 냉방병’ 원인

여름철 과도한 냉방기 사용으로 목이 건조해지면 성대가 매끄럽게 접촉하지 않고 진동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아 탁하고 쉰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안철민 원장은 “만약 이런 상태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억지로 소리를 내거나 헛기침을 하면 성대 점막에 자극을 주거나 상처를 입혀 성대부종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목이 불편한 상태로 잘못된 발성을 계속하면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과 같은 음성 질환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대 점막을 항상 촉촉한 상태로 유지해 진동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에어컨은 제습기능이 있어 습도가 높은 여름철 쾌적한 실내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나친 사용은 오히려 실내 공기를 건조하게 만든다. 건조한 실내는 비록 쾌적하게 느껴질지는 몰라도 성대를 마르게 해 목소리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특히 에어컨 필터 관리 소홀로 인해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곰팡이는 성대를 붇게 하고 쉰 목소리, 성대 근육 경직, 통증 등의 원인된다. 따라서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에어컨 필터 청소를 실시하고 에어컨 가동시에는 1시간마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야 한다.

공공장소에 있는 냉방기는 각종 세균, 미세먼지, 공팡이균에 더욱 쉽게 오염되는 반면 필터 관리 여부를 확인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되도록 가까운 곳에서 바람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좋다.

◇취침시 선풍기 바람도 입안 건조하게 만들어

에어컨뿐만 아니라 선풍기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는 것 또한 성대를 마르게 한다. 취침 시 선풍기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면 입안이 쉽게 건조해지는 증상을 느낄 수 있는데 평소 취침 시 입으로 호흡을 하는 버릇이 있는 경우는 더욱 증상이 심해진다.

또한 여름철에는 무더위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해 밤에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술과 기름진 안주는 기본적으로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음주 후 취침 시에는 입을 벌리고 호흡하는 경우가 많아 기상 후 목 안이 심하게 건조해지는 증상을 겪기 쉽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취침 시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타이머를 사용에 작동시간을 조절하고 가급적이면 창문을 열어 자연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냉방병은 과도한 냉방기 사용이 원인이기 때문에 실내·외 온도차이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평균실내와 외부의 온도차를 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아무리 더워도 온도 차이가 8℃를 넘지 않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외부 온도가 23℃ 이하일 때는 냉방기기의 온도를 1℃ 낮게, 26∼27℃일 때는 2℃ 낮게, 28∼29℃일 때는 3℃ 정도 낮게 맞추는 것이 좋다. 또 기온이 30℃일 때는 4℃, 31∼32℃일 때는 5℃, 그리고 33℃가 넘으면 6℃ 정도로 낮추는 것이 적당하다.

만약 중앙식냉방이라 온도조절을 할 수 없다면 소매가 긴 옷이나 스웨터를 준비해야 한다. 심하게 추위를 느낄 경우 얇은 담요를 준비하여 어깨나 무릎 위를 보온하는 방법도 좋다. 또 아무리 덥더라도 틈틈이 외부의 바람을 쐬며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평소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성대 점막 분비물의 점도를 높이는 아이스크림 등과 같은 유제품은 적당량만 섭취해야 한다. 또 목에 건조함을 느낀다면 미지근한 물이나 카페인 성분이 없는 차를 자주 마셔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여름철 목소리 건강수칙

▲ 아무리 잠이 안 와도 취침 전 과한 음주는 금물이다.
▲ 아이스크림이나 유제품을 적당히 섭취한다.
▲ 물은 많이 마시되 카페인이 든 음료는 하루 1잔 정도만 섭취한다.
▲ 취침 시 냉방기는 끄거나 타이머를 맞춘다.
▲ 2주에 1번씩은 꼭 에어컨 필터 청소를 한다.

※도움말=안철민 원장(프라나이비인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