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아프면 디스크? 고관절 질환도 의심해 봐야

입력 2011-08-03 15:48
[쿠키 건강] 피겨여왕 김연아, 전 축구 국가대표 조재진, 미국 육상 선수 게이, 이들의 공통점은? 다름 아닌 고관절 질환의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고관절 질환은 스케이팅이나 요가 등 스포츠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발병하고 있는 질환이다. 고관절 질환은 왜 생기며 고관절에 좋은 운동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엉덩이 통증 환자 10명 중 1명은 고관절이 원인

엉덩이 부위가 아플 경우 흔히 좌골신경통이라고 한다. 좌골신경통의 원인에는 허리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외에도 천장관절질환과 고관절 질환이 있다. 고도일병원에 따르면 좌골신경통으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병원을 찾은 408명의 환자 중 10.1%의 환자가 고관절 이상이 동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관절은 엉덩이뼈에 있는 관절로 골반 뼈와 대퇴골을 연결해 주는 곳이다. 보통 차렷 자세를 했을 때 손목이 닿는 곳 위에 약간 튀어나온 곳이 고관절이라 생각하면 된다. 건강한 고관절은 매끈한 연골로 덮여 있고 마찰을 줄여주는 활액막이 있어 부드럽게 움직인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움직임에 제한을 받게 돼 특정 자세를 취하기 어려워지거나 다리 길이가 달라진다. 더 심각해지면 서 있거나 걷는 일조차 어려워진다.

◇중년층은 고관절염 특히 주의

고관절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은 고관절염과 대퇴골두무혈성괴사가 있다. 고관절염은 퇴행성 질환의 일종으로 주로 60대 이후에 발생한다. 주로 고관절 주위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나타나고 다리가 완전히 펴지지 않아 절뚝거리는 것이 특징이다. 진행 정도는 느린 편이지만 고관절 자체가 망가지게 되면 통증과 기능장애가 생길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고관절 주위의 다른 관절에도 무리가 가게 돼 관절의 퇴행성 변화도 빠르게 진행된다. 통증은 사타구니에 나타나는데 걷거나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특히 비가 많이 오고 습도가 높은 장마철이나 에어컨을 세게 켜놓은 곳에서 통증이 심해진다. 초기에는 잠시 쉬면 통증이 가라앉아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거의 못 느낀다. 하지만 관절염이 진행될수록 통증도 심해지고 관절이 뻣뻣해져 움직임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고도일병원에 따르면 고관절 이상을 진단받은 환자들 중에는 고관절 주변의 인대나 근육, 활액막이나 관절낭의 염증이 원인인 환자 외에도 대퇴골두무혈성괴사를 진단받은 환자가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에 대퇴골두무혈성괴사 많이 나타나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넓적다리뼈의 끝부분 대퇴골두에 피가 통하지 않아 뼈가 괴사되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며 스테로이드 복용이나 음주와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도한 음주는 혈관 내 지방을 쌓이게 하고 대퇴골두에 혈액이 통하지 않게 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혈액 순환이 안 돼 결국 뼈에 괴사가 나타나게 된다.

◇허리디스크로 착각해 치료시기 놓치기 쉬워

대퇴골두무혈성괴사의 초기 통증은 간헐적이거나 심하지 않아 일상생활에 별 지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허리 디스크로 착각하기 쉬워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허리디스크로 착각하게 되는 것일까?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의 통증은 중기로 넘어가면서 무릎은 물론이고 허리까지 올라오기 때문이다. 또한 많이 걸었을 때 허리가 뻐근해지고 허리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에 척추질환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다리로 뻗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일반 X-ray 검사로는 알 수 없다= 초기나 중기의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일반 X-ray검사만으로는 확진하기가 어렵다. MRI나 핵의학 검사(Bone Scan)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질환의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점도 척추 질환으로 오인하는데 한 몫 하고 있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양반다리 또는 다리를 꼬았을 때 고관절의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통증이 느껴지면 고관절 이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빠른 시일 안에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관절은 치료가 힘들고 회복기간이 긴 편이다.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체중의 부하를 받는 관절이기 때문에 몸이 무거우면 통증도 더 심하고 손상도 빠르게 진행된다. 따라서 체중이 늘지 않도록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 타기, 등산, 스트레칭 등 고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도 도움이 된다. 이미 고관절에 이상이 생겼다면 먼 거리를 걷거나 오래 서기는 피하고 무거운 것을 들지 않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