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손상 초기 약물치료 ‘신경보호 효과’

입력 2011-08-03 13:26
[쿠키 건강] 척수손상 초기에 통증조절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신경을 보호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하기용·김영훈 교수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척수손상 초기에 ‘프레가발린(pregabalin)’ 성분의 약물을 주입하면 세포자살(세포자멸살) 및 염증을 억제해 신경을 보호하는 것이 증명했다고 3일 밝혔다.

흥분성 신경전도물질인 프레가발린은 당뇨병성 신경통증, 신경병증, 섬유근통증후군 등 신경계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로 이용된다.

연구팀은 초기 적절한 약물투여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척수손상을 유도한 쥐를 대조군, 프리가발린 투여군, 일반 스테로이드제 투여군으로 나눠 척수 손상 후 30분, 12시간, 24시간, 48시간 간격으로 약제를 투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척수손상 후 운동능력, 세포자멸사와 염증에 관련된 생화학지표의 조직 내 발현 및 신경교세포의 분화에 대한 영향 등을 조사한 결과, 운동능력 평가에서 대조군은 1.92점, 스테로이드제 투여군이 2.0점에 비해 프레가발린 투여군의 운동능력이 3.17점을 기록해 월등하게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특히 염증 관련 생화학지표의 개선이 프레가발린 투여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 항자멸사 및 항염작용을 확인했다.

김영훈 교수는 “프리가발린이 흥분성 신경전도물질의 분비를 억제시켜 신경세포 및 교세포의 자멸사 등의 이차손상의 기전을 억제해 신경보호 효과와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척수 손상 시 초기 적절한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고 말했다.

척수는 척추의 안쪽에 위치해 뇌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신경세포 집합체로 교통사고, 낙상, 다이빙 사고, 총상 등의 신체적 상해로 인해 손상될 수 있다. 척수가 손상되면 글루타메이트 등과 같은 흥분성 신경전도 물질이 과분비 되는데, 이 같은 물질들이 신경을 손상시키고 척수마비 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척수손상을 포함한 중추신경계 손상 치료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에 주로 의존하고 있으나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그 효용성에 대한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최근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정형외과학회에서 발표해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