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건조한 비행기서 피부 건강 지키기

입력 2011-08-02 07:22
[쿠키 건강] #직장인 최모(29)씨는 코앞으로 다가온 여름휴가에 마음이 설렌다. 두 달 전부터 이탈리아 일주 여행을 준비했기 때문. 최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옷가지를 챙기다 문득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지난해 여름휴가에는 비교적 가까운 홍콩을 선택했지만 기내의 건조함 때문인지 갑자기 피부 트러블이 생겨 여행 내내 추억이 담긴 사진 한 장 남기기가 버거웠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최씨는 올해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리라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직장인들이 고대하던 여름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년에 한 번 여름휴가만은 해외에서 보내고자 하는 이들로 인해 인천국제공항은 연일 최다 이용 인원 기록을 갱신 중이라고 한다. 해외여행은 멀고 가까움에 상관없이 비행기 이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기내에서 머무는 시간 동안 어떻게 피부를 관리하느냐에 따라 여행지에서 사진 찍는 즐거움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비행기 안에서도 푸석푸석함이나 트러블 없이 피부를 지켜내는 관리 방법을 방배 고운세상피부과 이현승 원장(전문의)과 함께 알아봤다.

◇기내의 낮은 습도와 다량의 먼지, 피부건조와 트러블 유발

올해 7월 평균 습도는 약 77%였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기 위해 몸을 실은 비행기의 평균 습도는 15% 내외로 매우 건조한 편이다. 기내 온도를 22~24℃로 유지하기 위해 항시 에어컨을 가동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피부의 수분은 증발하고 피부가 메마르기 쉽다. 더불어 환기가 어려운 기내 환경에서 먼지 등 다양한 유해요소들 또한 피부 트러블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이현승 원장은 “비행기에서는 실내의 건조함으로 인해 피부의 수분이 쉽게 증발해 각질이 일어나고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은 물론 잔주름이 발생하기 쉽다. 또 장시간의 비행과 시차에서 오는 신진대사 변화로 인한 피부 탄력 저하 또한 경계해야 할 요소로 이런 환경이 계속되면 피부의 순환 및 재생 능력을 떨어뜨려 부종이 생기거나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만들 수 있는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는 생수나 음료를 수시로 마셔 수분과 미네랄을 공급해야 하는데 커피나 홍차, 탄산음료 등은 오히려 수분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생수를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낮 시간에 비행할 땐 자외선 조심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낮 시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비행시간 내내 뜨거운 태양과 마주하게 되는데, 고도가 올라갈수록 다량의 강한 자외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문을 넘어 피부 위로 쏟아지는 자외선은 기미, 잡티 등과 같은 색소질환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경우 피부 속 콜라겐과 엘라스틴에 손상을 줘 피부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이 원장은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콜라겐과 엘라스틴 등의 탄력 세포가 손상되면 피부 노화가 촉진될 수 있기 때문에 창가 좌석에 앉는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가볍게 발라주고 가능한 한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휴가철에 생긴 색소질환의 경우 c6 레이저 토닝과 프락셀 듀얼과 같은 레이저 치료와 정기적인 메디컬 스킨케어로 쉽게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시간 비행, 두꺼운 메이크업은 피하고 클렌징은 필수

가까운 일본이나 홍콩, 동남아 등이라면 짧게는 5시간, 미국, 유럽 등이라면 길게는 12시간 이상을 기내에서 보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진한 화장을 한 채 비행기에 오른다면 건조함과 더불어 세안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 비행 내내 피부가 몸살을 앓을 수 있다.

따라서 장시간 비행을 하게 된다면 가벼운 메이크업으로 피부의 모공을 막지 않아야 한다. 또 클렌징 티슈 등을 이용해 기내에서 간단하게 클렌징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클렌징 후에는 보습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발라 피부 위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 일부 항공사의 퍼스트클래스에서는 피부 보습을 위해 고객들에게 마스크시트를 특별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하는데 기내 반입이 가능한 수분마스크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비행기 안에서 피부를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단 장시간 부착할 경우 오히려 피부 수분을 빼앗아갈 수 있는 만큼 15~20분 내외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기내에서 갑자기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면 절대 만지거나 자극을 주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염증은 세안 후 차가운 수건으로 진정시키고 시중에 나와 있는 국소부위 진정 젤을 이용해 트러블을 어느 정도 잠재운 후 여행 즉시 피부과를 찾아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 관리해야 고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비행기 안에서 피부를 지키는 방법]

1. 장시간 비행이라면 두꺼운 화장보다 기내에서 가벼운 클렌징이 가능한 투명화장 하기
2. 클렌징 후 피부에 수분 증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수분의 균형을 맞춘 수분제품 듬뿍 바르기
3. 체내 수분 유지를 위해 생수 자주 섭취하기
4. 피부 119 시 수분 공급 마스크와 염증 진정 스팟젤 휴대로 피부 응급처치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