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100년 만의 폭우로 수도권을 비롯한 온 나라가 물난리다. 여기저기 무너지고 부서져 당장은 비 피해를 복구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수해로 인한 각종 질병에 대한 대비도 잊어서는 안 된다. 홍수 현장에서 당할 수 있는 각종 사고 예방법과 수해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각종 수인성 전염병의 예방법 등에 대해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홍수 물에 피부질환 발생 위험
수해를 피하는 과정에서 또는 가재도구를 옮기고 사람을 구하는 도중에 몸을 다치는 사고가 쉽게 발생한다. 또 홍수 때의 물은 각종 오염물질이나 세균이 많기 때문에 오염된 물에서 오랫동안 작업을 하면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한다. 피부가 가렵고 따가우며 발갛게 반점이 생기고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많이 발생한다. 다친 피부에 세균이 감염돼 곪기도 한다. 물에 노출된 피부나 다친 부분은 즉시 빗물이든 수돗물이든, 흐르는 깨끗한 물에 열심히 씻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다친 부분은 즉시 소독을 해 주어야 한다. 가급적 물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방수복이나 긴 장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수인성 전염병 위험 높아
수해지역에서는 집단발병의 위험성이 높은 수인성 전염병의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수인성 전염병이란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상한 음식물을 먹어서 생기는 이질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식중독을 포함해 장티푸스, 콜레라 등과 같이 열, 복통, 구토, 몸살증상과 함께 생기는 설사병을 말한다. 수해지역에서는 온갖 오염물질과 대소변 등이 섞인 더러운 물에 잠겨있기 때문에 음식이나 음료수가 이러한 오염된 물과 쉽게 섞일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각종 세균에 감염되어 전염병에 걸리기 쉽다.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이나 음식을 반드시 끓여 먹는 것이 중요하다. 식기나 도마, 수저도 평소보다 더 철저하게 세척하는 것이 좋은데 끓인 물로 소독을 하는 방법도 좋다. 또 음료수와 음식이 부족하더라도 함부로 물에 젖은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기온차 심해 호흡기질환 발생 가능
보온이 잘 되지 않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물에 젖은 몸으로 오래 지내다보면 체온변화가 심해지면서 감기나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이 발병하기 쉽다. 예방을 위해서는 저녁 시간 이후 보온에 신경 쓰고 따뜻한 보리차 등을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젖은 옷은 즉시 벗어서 말리도록 하고 수시로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또한 습도가 높으면 각종 곰팡이 균이 많아져서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젖은 피부를 그대로 방치하면서 말리지 못하면 피부 곰팡이 병인 무좀도 기승을 부리게 된다.
농촌 지역에서는 랩토스피라증 위험
랩토스피라증은 오염된 물에 야생동물의 배설물에 섞여있던 균이 논일을 하는 농부들의 피부 상처를 통해 들어와서 일으키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고열과 오한 근육통이 심하고 간이나 폐에 합병증이 생겨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수해가 지나간 후에 쓰러진 벼를 일으키는 작업을 할 때, 장화나 장갑을 끼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수해지역 노약자 건강관리법
급격한 환경변화, 수해에 따른 충격과 스트레스로 신경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평소 스트레스에 대처능력이 약한 사람들, 주부, 노인들의 경우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리고 불면, 두통, 소화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에는 주위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잠자리, 식사관리 역시 규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소에 지병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은 약 복용이 소홀해지고, 음식섭취가 불규칙해지거나 수면부족, 스트레스, 감기 등의 건강악화 요인들이 많아져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자들은 수해지역을 벗어난 곳에서 건강을 체크해 봐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수해지역 각종 피부염, 전염병 주의해야
입력 2011-07-29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