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사람들은 재미없는 강의나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프리젠테이션을 들을 때 자신도 모르게 지루함에 고개를 떨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들의 고개를 순간적으로 들어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바로 목소리다. 최근 영업 경쟁력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직장인 사이에서는 좋은 목소리를 갖는 것이 필수가 됐다. 뿐만 아니라 목소리가 제3의 스펙으로 떠오르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좋은 목소리로 말하기 열풍도 거세게 일고 있다.
이처럼 좋은 목소리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현상이다. 그러나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는 남들 보다 한 발 앞서 목소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생긴 국내 첫 목소리 관리 치료 전문병원이다.
목소리 전문 병원이다보니 목소리에 관련된 진단, 치료장비는 대학병원의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아시아 최초로 ‘레이저 성대수술기(PDL)’와 ‘초고속 후두촬영기’를 도입, 보다 정확한 진단과 간편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성대가 마비되어 쉬거나 바람 새는 목소리가 나는 성대마비 질환의 경우 예송 음성센터에서는 주사를 이용한 간단한 성대성형술로 치료한다. 주사로 움직이지 않는 성대에 보형물질을 주입, 볼륨을 살려줌으로써 성대의 원활한 진동과 발성을 돕는 것으로 경피적 성대성형술이라고 불린다. 이 치료법은 김형태 원장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으며 2003년 미국이비인후과학회에서 신 치료법으로 채택됐다.
아울러 성전환 음성성형 분야에서도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성대단축술과 전유합전진술이 그것. 미세한 현미경 수술 장비를 이용, 줄이고자 하는 성대 윗부분의 표면을 벗겨내고 그 부분을 밀착시켜 묶어주는 방법이다. 이후 수술부위가 아물며 붙게 돼 전체적인 성대의 길이가 줄고, 결과적으로 남성 성대 크기에서 여성 성대 크기로 변화해 목소리 톤이 높아지게 된다. 현재 해외환자를 중심으로 많은 시술이 이뤄지고 있으며 의료관광 및 의료기술 수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이 수술을 통해 많은 해외환자를 치료한 공로로 2009년 ‘우수해외환자 유치의료기관’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김형태 원장 인터뷰
10여년간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 재직했던 김 원장은 지난 2003년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를 개원했다. 국내에 개원의가 목소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음성센터를 연 것은 김 원장이 처음이다.
-국내 첫 목소리 전문병원으로 출발했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나?
“지난 2003년 개원할 당시 국내 의료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다. 이 같은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과 차별화된 전문적인 의료기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 문을 열 때 대학병원과의 차별화를 위해 펄스다이레이저 성대수술기, 디지털후두내시경, 초고속성대촬영기 등 첨단 진단장비를 국내 처음으로 들여왔다. 결과적으로 이들 장비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이용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또한 개원가 최초로 모든 진료를 예약제로 시행, 충분한 진료시간과 철저한 관리를 시행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술법도 연거푸 도입했다. 물론 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만큼 논란도 많았다. 경피적 성대 성형술이나 보톡스 최소 용량 주입술도 처음 개발하고 도입할 당시 많은 논란이 됐었다. 하지만 지금은 신 치료법으로 채택되고 보편화된 치료법이 됐다.”
-목소리 성형은 마음에 드는 목소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인가?
“목소리 성형이라고 해서 마치 쌍꺼풀 수술같이 완전히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목소리 성형은 미용이 아닌 치료의 개념이다. 거친 목소리 떨리는 목소리 등 대화나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목소리, 또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거슬리는 목소리를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잡아주는 것이다. 아울러 발성에 관여하는 근육은 몸 전체에 약 400여개 정도 된다. 이들 근육을 조화롭게 사용함으로서 좋은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게 해준다.”
-치료의 특성 상 해외환자가 많을 것 같은데?
“목소리라는 극도로 한정된 분야만 다루기 때문에 개원 당시부터 해외환자 유치를 생각했었다. 2006년부터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Medical Tourism Program을 시행했으며, 현재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권역의 해외환자 유치 코디네이터 4명이 근무 중이다. 해외환자 유치와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해외환자의 치료에 불편이 없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의료관광전문저널을 통한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목소리 검진센터인 예송아트세움에 대해 소개해달라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최초로 연구개발한 발성역학적 다차원측정기(Phonokinetic Evaluation)를 비롯해 최첨단 컴퓨터 음성 분석장비, 공기역학적 검사장비, 디지털 후두 내시경 및 비강통기도검사기, 초고속 성대촬영기 등 30여 종의 첨단 검사장비를 활용한 검진을 실시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목소리 검진은 발성에 의한 후두 및 소리의 분석만으로 진단을 했으나, 이 발성역학적 다차원측정기는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을 정밀하고 객관적으로 진단, 보다 과학적인 연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음악가, 방송인, 텔레마케터, 교사 등 목소리 전문 사용자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목소리 관리, 목소리 질환의 예방과 조기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