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식품 이물질에 대한 블랙컨슈머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선의의 피해자만 늘고 있다.
블랙컨슈머는 식품이물질 신고제가 도입된 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나서 포털 게시판, 개인 블로그 등을 활용해 식품이물질 사례를 고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제조, 유통, 소비 중 어느 단계에서 이물질이 발생했는지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도 제조사 및 판매사명을 거론하며 한몫 거들고 있다.
블랙컨슈머 유형은 음식에 이물질을 직접 투하하고 음식물을 개봉했더니 이물질이 있더라고 고발하는 행태가 대다수다. 덕분에 정작 이물질이 발견돼 신고하는 선의의 소비자에게까지 피해는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직장인 김영중(가명·33) 씨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김씨는 얼마 전 A편의점에서 자체브랜드(PB)상품으로 나온 피자를 구입했다. 유명 A편의점의 이름으로 판매되는 피자였기에 PB상품이어도 믿고 구매했던 것. 하지만 신뢰는 발등을 찍은 도끼가 됐다. 구입한 피자에서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곧바로 해당 편의점 고객센터에 신고했고,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이물질을 찍은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언론도 제보자의 글을 인용해 이물질 기사를 앞다퉈 다뤘다. 김씨는 자신의 트위터와 블로그에 글을 올린 이유를 업체가 즉각 대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의 이 같은 행동은 오히려 글을 통해 업체를 협박하거나 동정표를 얻기 위한 ‘제스처’로 보일 수도 있다. 이제까지 블랙컨슈머들의 행태를 보면 우유 속 담배꽁초도 그랬고,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충격 속에 몰아넣었던 쥐식빵 사건도 그랬다.
매번 강조하지만 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면 감정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현명한 방법은 최대한 빨리 집 근처 구청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고하는 것이다. 억울함은 그 이후에 얘기해도 충분하다. 아직까지 기관이 소비자의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기에 충분하지 않지만 적어도 블랙컨슈머로 의심받아 더 억울해지는 것보다는 낫다. ckb@kmib.co.kr
[기자의 눈/조규봉] 블랙컨슈머로 의심되는 소비자
입력 2011-07-28 0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