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불쾌지수 높이는 코골이 줄이려면

입력 2011-07-20 09:24

에어컨 끄고 술 줄여야…코 목 구조 문제 땐 수술 필요

[쿠키 건강] 열대야 곤한 잠을 자기 어려운 여름밤 코까지 곤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코를 골면 숙면이 힘들어 낮 시간에 피로를 느낀다. 또 주위 사람의 괴로움도 심해진다. 더운 날씨에 문을 열어 놓고 자거나 휴가지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자야하는 때 코골이 소음은 민폐가 된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주형로 박사는 “여름철 코골이로 인한 고통을 줄이려면 잘 때는 에어컨을 끄고, 음주와 흡연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름철에 코골이가 심해지는 데는 냉방기기의 탓이 크다.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는 콧속 점막을 촉촉하게 해줘 코골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에어컨을 과하게 가동시켜 공기가 차갑고 건조해지면 코가 막히고 코골이가 심해진다. 코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잘 때는 에어컨을 끄고, 열대야가 심한 날은 약하게 틀되 너무 건조하지 않게 실내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만약 비만이라면 살을 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살이 찌면 기도가 구조적으로 좁아지는 것은 물론 공기를 흡입할 때 기도가 버티는 힘을 떨어뜨려 기도가 좁아지게 만든다. 잘 때는 반듯하게 누워서 자는 것보다 옆으로 누워 자야 코를 덜 곤다. 옆으로 자면 인후부의 구조물들이 옆으로 기울어져 숨이 지나는 통로를 넓혀준다. 천정을 바라보고 누우면 혀가 뒤로 쳐지면서 기도를 막고 코골이가 더욱 심해진다.

금주와 금연도 코골이를 줄이기 위해 실천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술을 마시면 코를 심하게 골게 되는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술을 마시면 숨이 느리고 얕아진다. 또 상기도 근육과 지방조직이 붓거나 늘어나고 이로 인해 기도가 더욱 좁아져 코골이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흡연 역시 코와 목 주변 근육을 처지고 건조하게 하므로 코골이를 심화시킨다.

이밖에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코가 막히면 코골이가 심해진다. 이런 경우 약물로 코막힘을 치료하면 코골이가 줄어든다.

여러 노력에도 코골이가 없어지지 않으면 물리적인 치료기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지속적 양압 장치나 구강 내 장치가 주로 권장된다. 산소마스크처럼 생긴 지속적 양압 장치는 코를 골 때 산소를 밀어 넣어주는 원리다. 권투선수의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구강 내 장치는 턱을 앞으로 빠지게 해 목 뒤를 열어 코골이를 줄여준다. 두 치료기는 개선 효과가 뚜렷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비싸고 장치를 얼굴에 쓰거나 입에 물고자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생활요법과 치료기가 효과가 없을 정도로 코골이가 심할 때는 수술이 고려된다. 먼저 내시경 검사나 X레이 촬영 등으로 코골이의 원인이 코나 편도, 목 때문인지 아니면 혀와 턱의 문제인지를 진단한다. 이어 센서를 몸에 붙이고 하룻밤을 자면서 일어나는 생체 증상을 측정하는 수면다원화 검사를 한 뒤 확진하고 치료법을 결정한다.

검사 결과 콧속 살이 늘어졌거나 뼈가 휘어져 있으면 콧속 공기 통로를 넓혀주는 수술을 한다. 코 안 양쪽 옆벽에 있는 조개모양의 뼈인 하비갑개의 늘어진 살을 잘라내는 하비갑개 점막하 절제술이나 코를 좌우로 나누는 뼈인 비중격을 바로잡는 비중격 성형술을 한다.

목젖과 입천장이 늘어져 목구멍이 좁아진 상태라면 이 부위의 점막을 줄이거나 절제하는 코블레이터 수술을 한다. 코블레이터라는 고주파 기계로 하는 이 수술은 호흡기 주변부의 손상과 출혈, 통증이 적으며 수술 후 치료기간이 짧다는 것이 장점이다. 코골이의 원인이 구개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에 있는 경우에는 레이저로 이를 절제해주는 수술을 한다.

코골이는 수술로 구조적인 원인을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에 의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수술 후에도 체중조절과 금주, 금연에 유의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