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센터] 11개 과 20여명 전문의가 협진… 세심한 사후 관리까지

입력 2011-07-19 10:37

[편집자주]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독자들에게 올바른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우수한 국내 의료진의 진료성과를 알리기 위해 ‘우리병원 특성화센터’ 현장 탐방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우리병원 특성화센터’ 기획은 환자를 위해 24시간, 48시간 이상의 수술도 마다하지 않는 국내 의료진을 응원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치료 성과를 보유한 다양한 특성화센터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두경부암센터 노영수 센터장

[쿠키 건강]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면서 두경부암은 가장 주목받는 암 중 하나가 됐다. 흡연과 음주가 두경부암의 주된 원인인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흡연과 음주를 일찍 시작하고 장기간 지속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두경부암의 발생빈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경부암의 발생빈도는 장기 중에서는 6위에 해당하며 특히 남성암에서는 5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따라서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이 두경부암을 암 질환의 특화된 분야로 인식해 전문센터로 운영하는 것은 그 가치가 충분하다.

강동성심병원 두경부암센터는 이비인후과와 두경부외과팀을 중심으로 성형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과, 병리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사회사업과 등 총 11개과 20여명의 전문의와 전문가가 다각적인 협진 체제를 이루며 움직인다. 두경부암 진단과 치료만 하는 질환적 센터에서 벗어나 수술 이후 환자의 삶을 고려해 재활 치료도 통합·관리하는 것도 이 센터의 자랑이다.

두경부암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했던 1990년대 진료를 시작한 강동성심병원은 지난 2008년 12월 별도의 지상 6층 건물을 오픈해 국내 최초로 후두암, 설암, 구강암 등 두경부암만을 전문으로 하는 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후 1500여 건이 넘는 수술을 시행한 것은 물론 두경부암 중 희귀한 특이암의 치료나 수술법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1%의 가능성에도 끝까지 환자 치료”

센터는 환자 한 명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과가 합심해 다학제적 치료로 성공률을 끌어올린다. 두경부암 치료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수술 후 환자의 수술 부위가 적절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재건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는 수술 부위 자체가 언어, 호흡, 식이, 시각, 청각, 미각 등과 연계된 민감한 부위이기 때문이다.

주치의는 환자의 사회심리적 상태나 내과적, 영양적 상태 전반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는 게 중요하다. 이 같은 중요성을 인식, 센터에서는 외과 병리, 종양내과, 성형외과 등과 함께 다영역 종양 회의를 매주 2회 시행하는 등 환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센터는 두경부암 중 특이암에 대한 수술 및 치료 경험이 많아 다른 병원으로부터의 자문 의뢰가 끊이지 않는다. 노영수 센터장은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환자를 치료하고 수술하는 우리 의료진들의 적극성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며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환자들이 마지막으로 이곳을 찾는 것도 우리에 대한 믿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레짐작으로 포기 말고 용기 있게 맞서야”

두경부암은 대개 60~70대 노년층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두경부암은 초기에 발견된다면 완치율이 꽤 높지만 노년층에서 두경부암이 발견됐을 경우에는 진행암인 경우가 많아 고난이도의 수술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들은 노년의 큰 수술로 인한 두려움과 공포, 수술 후 발성이나 식이가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치료 자체를 포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두경부암은 진행된 병기라 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치유율이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노 센터장은 “구강암의 경우에는 2기에 치료하더라도 70~80%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또 발성이나 식이의 경우, 병원에서 시행하는 음성·식이재활법을 꾸준히 시행한다면 일상적 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두경부암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주·금연에 대한 환자 본인의 확고한 의지다. 인두암 발병은 음주 시 6배, 흡연 시 4배 증가하며 음주와 흡연을 병행하는 경우에는 최고 25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아무리 수술이 성공적이라 하더라도 다시 음주와 흡연을 시작하면 재발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두경부암의 완치는 환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노 센터장은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관심도 치료에 중요하다”며 “수술 후 발성이나 식이가 어려워 환자가 절망할 때 가족이 함께 발성이나 식이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주면 치료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 공포심 줄이기 위해 정신과 상담도 진행”

두경부암은 수술시간이 보통 10시간 이상 되는 큰 수술이다. 그만큼 환자의 공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센터에서는 수술 전 환자의 현재 상태나 향후 치료방법, 수술 위험, 성공률 등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물론 환자가 본인의 상태를 최대한 파악하여 안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환자와 가족과의 상담을 수시로 진행하는 것도 환자의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수술 후에는 정신적 충격 완화를 위해 정신과 상담을 필수로 시행한다. 특히 최소한의 삶의 질을 유지시켜주기 위한 음성재활법, 식이재활법은 환자가 원할 때까지 시행한다. 환자가 어느 정도 훈련이 되면 가족과 일상에서 할 수 있는 훈련법도 병행한다.

센터는 수술 전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돕기 위해 사회사업팀과 연계해 수술 및 치료비를 후원하는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10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지원받아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적지 않다.

노영수 센터장이 이비인후과에서 유독 두경부암에 관심을 가지게 된 데는 이 분야가 미개척 분야였기 때문이었다. 노 센터장은 “연구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치료법과 수술법을 개발해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며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두경부암 임상 경험과 의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서 우리 센터가 이러한 역량을 모으는 구심점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