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춘균 반도정형외과병원 원장 “조금이라도 환자에 도움 되고 싶어 개발”
[쿠키 건강] 인간의 수명이 크게 증가하면서 감당해야 할 질병 역시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제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 즉 ‘삶의 질’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의 문제가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화가 진행되면 각종 질병으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나이 들수록 관절이 약해져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게 된다는 점이야말로 환자에게 있어 가장 괴로운 일 중 하나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보행불편은 결국 움직이기조차 힘들게 할 뿐 아니라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퇴행성관절염환자에게 희소식이 들렸다. 30여년 동안 현직에서 환자를 돌봐온 정형외과 전문의가 인체공학을 바탕으로 무릎관절을 위한 고기능성 신발을 개발한 것이다. 주인공은 반도정형외과병원 나춘균 원장. 이 신발은 현재 ‘나닥스’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 특허를 받은데 이어 미국에도 특허출원을 진행 중이다.
나 원장이 이 신발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한 노모를 비롯해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다. 나 원장은 그간의 임상경험을 통해 무릎관절 질환이 대부분이 잘못된 걷기 습관 때문에 비롯됐고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할 뿐 아니라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이 서 있는 경우 인체 중심선이 양발 사이에 있기 때문에 무릎관절 안쪽에 더 큰 하중을 받게 됩니다. 신발을 보면 보통 안쪽보다 바깥쪽이 먼저 닳습니다. 걸을 때 몸의 중심이 발 안쪽에 있어 무릎관절을 바깥쪽으로 기울여 균형을 잡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반대로 무릎은 안쪽이 더 약해집니다.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이 주로 안쪽에서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죠.”
따라서 ‘걷는 습관을 교정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보행에 도움을 주는 도구를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판단, 그 결과 밑창을 평행사변형으로 설계해 무릎관절에 부담을 덜어주는 나닥스 신발이 나오게 된 것이다.
나 원장에게 이 신발의 개발과정과 과학적 원리에 대해 들었다.
- 개발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던데.
원리는 알았지만 신발 만드는 기술이 없어 신발 개발에 3번이나 실패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무엇보다 상품화가 어려웠다. 기능은 물론 디자인까지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에 성공해 제품을 시판했을 땐 세상을 모두 얻은 기분이었다.
- 이 신발의 과학적 원리는 무엇인가?
앞서도 말했지만 두발로 서고 걷는 인간은 인체의 중심선이 양발 사이에 있다. 그래서 걷고 뛸 때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관절이 회전하면서 무릎안팎에 압력이 가해지는데 특히 무릎안쪽에 더 큰 압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 때 다리를 안으로 모아주게 되면 무릎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이 감소된다.
나닥스 신발 밑창을 안쪽으로 기울여 평행사변형 모양으로 설계한 것도 이런 원리에서다. 신발의 바깥쪽에 비해 안쪽에 회전력이 발생하면 두 무릎은 안쪽으로 기울어지고 이에 따라 무릎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무게감이 감소되는 것이다.
- 이 신발을 신었을 경우 어떤 효과가 있나
우선 발이 편안하고 척추에 전해지는 충격이 감소돼 허리통증도 줄어들게 된다. 착용 후 보행을 거듭할수록 무게중심이 안쪽으로 이동해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바깥쪽으로 기울어지는 무릎관절을 11자형으로 바로잡아주기 때문이다. 즉 몸 전체에 가해지는 힘이 골고루 분산돼 이전에 비해 보행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이는 대학병원에서 일반 신발과 나닥스 신발 착용 후 실시한 발바닥 압력검사에서도 검증된 바 있다.
또 퇴행성관절염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현재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O자형 무릎을 교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X자형 다리의 경우엔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 허리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사실인가?
이 신발을 착용하고 하루 30분~1시간 정도 보행을 해야 한다. 이 때 자연적으로 허리근육이 강화돼 요통증도 완화시킬 수 있다.
- 국내에서 특허를 받았다던데.
나닥스는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해 무릎관절 통증 및 0자형 다리가 개선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퇴행성무릎관절 보호기능의 특허를 획득했다.
-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직 초기인데다 가격이 25만원 정도로 꽤 높은 편이지만 고객들 반응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한 번 신기가 어려워 그렇지, 신고 나면 ''''다른 신발을 못 신겠다''''는 사람도 많다.(웃음) 지방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대리점을 내달라는 요청이 많아 점포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 보다 많이 신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신발은 신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망설이는 환자가 꽤 있다. 이런 환자를 위해 각종 비용절감 등을 통해 원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또 디자인을 강화해 점차 라인업을 늘릴 예정이다. 골프화나 등산화처럼 특화된 제품도 내놓고 싶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인터뷰] “나닥스 개발은 관절염환자에 희소식 될 것”
입력 2011-07-25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