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목소리 건강 지키는 방법은?

입력 2011-07-15 10:27

[쿠키 건강]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이들의 여름방학. 이 시기는 자녀들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때이다. 매일 학교에 가야하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나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긴 여름방학은 자녀 건강과 잘못된 건강습관을 바꾸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소리를 많이 지르는 아이의 경우 목소리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발표와 토론 수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소위 ‘말할 기회’가 많아졌다. 하지만 목소리에 이상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고, 그에 따른 교우관계나 학습능력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중·고교에서 학생들을 평가할 때 수행평가항목을 30%이상 반영하도록 규정했고, 입학사정관제가 고교입시까지 확대되면서 초등학교부터 자기주도학습 또는 신문활용교육(NIE) 등을 통해 발표와 토론 등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에 대해 음성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목소리 질환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학교생활에서 놀림을 당하거나 스스로 위축되기 쉬운데 이 같은 스트레스 때문에 학업능력 또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방학을 통해 자녀의 목소리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녀 목소리에 이상이 있다면 원인질환 치료는 물론 잘못된 습관이나 심리적·환경적 요인을 개선해주는 것도 학업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안철민 원장은 자녀의 쉰 목소리나 말더듬은 심리적인 위축과 함께 학습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고, 변성기 잘못된 목소리 관리는 성인기 목소리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늙은이 같은 ‘쉰 목소리’

애성, 이른바 쉰 목소리는 목소리의 음질, 높이 크기, 지속 시간 등에 이상이 생긴 상태인데, 주로 성대를 혹사시키거나 공기가 탁한 환경에 오래 노출된 경우, 감기 등의 질병을 앓은 후 생기기 쉽다.

일부 격렬한 행동과 함께 과도한 발성 습관을 보이는 아동들의 경우 쉰 소리를 넘어서 성대결절이나 성대낭종 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감기 때문에 생긴 경우라면 목소리 사용을 자제하고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주면 대게 2주 내에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고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거나 호흡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이 경우 아이의 언어 또는 발성 습관의 문제 일수 있다.

이런 잘못된 발성습관은 성대의 움직임을 둔하게 하고 성대 접촉이 원활히 이루어 지지 않는 소아 성대결절이나 근긴장성발성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때문에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고 체형과 성대구조 등에 맞는 편안한 발성법을 익혀야 한다.

특히 유제품이나 초콜릿 등은 성대 점막 분비물의 점도와 양을 증가시켜 헛기침과 자극을 유발하므로 평소 쉰 목소리가 난다면 가급적 섭취를 피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자신감을 위축시키는 ‘말더듬’

말더듬은 말을 할 때 시기와 리듬이 부적절한 패턴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유창성 장애로, 첫 말을 반복하거나 말이 막혀서 다음 말로 진행이 안 되는 경우, 한 음을 길게 끌어서 다음 음으로 연결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게 심리적 요인과 언어 중추조절 이상을 원인으로 꼽는다.

아동들에게 나타나는 말더듬의 가장 큰 문제는 말더듬 자체라기 보다는 이로 인한 심리적 위축과 스트레스, 또 주변사람들과의 대화를 꺼리고 피하면서 학교생활이 힘들어지는 점이다. 따라서 자녀에게 말더듬 증상이 나타나면 아이를 다그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말더듬 증상을 자녀 스스로 단점으로 인식하지 않게 평소 적극적인 대화 참여의 기회를 만드는 등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ᄃᆞ.

또한 말더듬이 저절로 치료되기는 힘들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와 훈련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가급적 아이가 천천히 말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으며 소리를 내어 천천히 책을 읽게 하는 것도 말더듬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를 통해 유창성(머뭇거림 없이 쉽게 말하는 것)을 촉진할 수 있는 훈련을 통해 말더듬을 치료한다. 또 부모 스스로의 행동개선을 통해 아이의 말더듬을 치료할 수 있는 부모와 아동의 상호작용치료 등을 병행하면 완쾌될 확률이 매우 높다.

◇성인기 목소리 결정짓는 ‘변성기’

변성기는 보통 12~16세 사이, 사춘기 시기에 겪게 된다. 이때 성대의 길이는 길어지고 성대 내부의 구조도 변하게 되는데 보통 16세를 전후로 성인의 성대에 가까워진다. 이때 성대의 구조와 기능이 변하지만 발성 방법은 소아의 상태를 유지하며 길어진 성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해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소리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시기에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지나치게 강한 발성을 하면 목소리가 갈라지고 반대로 너무 약한 발성을 하면 가늘고 여린 소리가 나오게 되는데, 약 1~2년 정도 지속되는 변성기 동안 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인기의 목소리가 결정되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변성기에 지나치게 큰소리를 내거나, 고함, 높은 음의 소리나 노래, 성대모사 등을 하는 것은 성대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또 평소 허리를 펴고 턱을 당긴 바른 자세에서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소리를 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잘못된 발성법은 성대에 불필요한 근육을 발달시켜 목소리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변성기 이후 목소리에 이상이 생긴 경우라면 전문가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편안한 호흡법과 발성법을 익혀 꾸준히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안철민 원장(프라나이비인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