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장재찬 이천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쿠키 건강칼럼] 오늘은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로 접어든다는 ‘초복’이다. 24절기 중 삼복(초복·중복·말복)은 그 풍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올 정도로 가장 많이 알려진 절기다.
삼복은 소서와 대서 무렵에 있어 양기가 매우 높을 때다. 이 기간에는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고자 피부 근처에 혈액이 많이 몰려 피의 원활한 흐름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이유 없이 힘들거나 쉽게 지치고 식욕이 떨어질 수 있다. 옛날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특별히 고영양 식품으로 몸보신을 했고, 계곡이나 산에 올라가 술과 음식을 즐기며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궁중에서는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줘 궁 안 장빙고(현재의 냉동고)에서 얼음을 타가게 했다고 한다.
◇삼복에는 보양해야… 황기 삼계탕, 추어탕 추천
삼복더위를 이겨내는 절기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흔히 ‘보신탕’이라고 말하는 개장국이 있다. ‘동의보감’에 보면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고 해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현재는 문화나 가치관 등에 따라 보신탕을 멀리하는 사람이 많지만, 옛날 사람들의 영양보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농사를 짓는 소를 잡아먹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최근에는 개인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보양식을 맛볼 수 있다. 삼계탕이나 닭개장, 추어탕, 민어매운탕 등이 있는데,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담백하고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삼계탕을 권한다. 닭고기는 성질이 따뜻해 허해진 뱃속을 데우고 소화를 도와주기 때문에 평소 배탈이나 설사가 잦은 아이에게 좋다. 삼계탕을 끓일 때 황기 약재를 넣으면 땀을 많이 흘려 허해진 기력을 회복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삼복첩’으로 몸속 양기를 저축하자
1년 중 가장 양기가 높은 삼복 기간에는 이를 이용해 여름 이후의 건강 대비를 하기도 한다. 일명 ‘양기 저축’인데, 이 시기에 양기를 몸속에 갈무리해두면 여름부터 겨울까지 양기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원리를 응용한 것이 바로 ‘삼복첩(三伏貼)’ 요법이다. 중국에서는 ‘여름에 삼복첩을 붙이면 겨울에 감기가 걸리지 않는다’고 여길 정도로 보편적인 건강법으로, 강즙·백개자 등 매운 약재가 포함된 한방 패치를 호흡기 관련 혈자리에 붙이는 것이다. 약재 성분이 폐 경락으로 스며들어 호흡기를 튼튼하게 해주며, 몸속에 있는 한기를 몰아내준다.
◇한방차, 반신욕 등 열 내리는 관리 필요해
상황에 따라 몸속을 덥히는 것뿐 아니라 식히는 관리도 필요하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성장하기 위한 양기가 많아 여름 무더위를 받으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힘들어할 수 있다. 이때에는 반신욕이나 족욕을 시켜주자. 더위에 지친 피로를 없애고 몸속에 뭉친 열을 풀어줄 수 있다. 돌 전후 아이라면 따뜻한 물을 받은 욕조에 조금 오랫동안 앉혀두면 된다.
더위에 지친 아이들은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등 차고 단맛이 강한 식품을 찾게 되는데, 이런 음식들은 열량이 높아 몸속에서 오히려 열을 만들어 더욱 갈증을 느낄 수 있다. 성질이 찬 약재를 이용해 한방차를 만들어 마셔보자. 몸속에 뭉친 열을 내리고 진액 생성을 도와 올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을 것이다.
[Tip. 삼복더위 몰아내는 한방차 3가지]
1. 구기자차= 더위에 입맛이 없을 때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신장 기능이 약하거나 다리에 힘이 없는 아이, 피로를 자주 느끼는 아이에게 좋다. 물 600ml에 구기자 10g을 넣고 1시간 정도 끓인 후 입맛에 맞게 꿀 등을 넣어 먹는다.
2. 대추감초차= 대추는 여름에 쉽게 상하는 비위의 기운을 돕는다. 콧속 점막 모세 혈관의 염증을 가라앉혀 코감기, 비염에 자주 걸리는 아이에게도 좋다. 물에 대추 15g과 감초 2g을 넣고 달여서 먹는다.
3. 매실차= 매실은 내장의 열을 다스리고 폐장의 기운을 도와줘 여름을 건강하게 나도록 돕는다. 기침을 하거나 갈증이 날 때도 효과가 있다. 해독작용이 뛰어나 배탈, 식중독 등을 치료하는 데도 좋다. 매실 원액을 구입해 물과 4:6으로 섞어서 조금씩 마신다.
초복, ‘황기 삼계탕’, ‘삼복첩’으로 보양하자
입력 2011-07-14 0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