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칼럼]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보의연이 라식수술 등 근시교정술을 받은 환자에 대한 추적조사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것이다. 근시인 사람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각막을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 근시교정술은 지난 1990년 국내에 도입된 이래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매년 10만 명 이상 수술 받은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한 수술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수술의 장기적 유효성과 부작용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수술합병증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의연의 이번 연구는 체계적인 문헌고찰과 6개 대학병원 및 개인병원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4년에 걸쳐 근시교정수술을 받은 환자 2638명(5109안)의 수술 후 안과검진기록 및 이들에 대한 추적설문조사, 1만 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등의 근거자료가 포함됐다.
보의연은 수술법을 크게 라식과 표면절제술로 나눠 분석했다. 가장 흔히 받는 라식(LASIK: Laser in situ keratomileusis)수술은 각막절편, 즉 각막에 얇은 뚜껑을 만들어두고 각막을 절제해 시력을 교정한 뒤 다시 각막절편을 닫아주는 방법이다.
표면절제술에는 각막 상피만을 포함하는 얇은 각막절편을 만드는 방법인 라섹(LASEK : Laser Epithelial Keratomileusis)과 각막절편을 만들지 않는 PRK수술법(PRK : photorefractive keratectomy) 등이 속한다.
연구 결과 근시교정술은 장기적으로 유효했다. 수술 후 3년간의 누적관찰결과 라식수술환자의 95.2%, 표면절제술 환자의 90.3%에서 나안시력이 0.5 이상 유지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교정효과가 줄어드는 ‘근시퇴행’ 현상은 라식 8%, 표면절제술 13.5%로 조사됐다. 각막혼탁, 재수술, 각막확장증 등 심각한 부작용도 드물게 발생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왔다.
근시교정술은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삶의 질’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아 2000년 이후 많은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보의연이 1만 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을 실시한 결과 ‘안경이나 콘택트렌즈가 불편하지 않다’ ‘합병증이 걱정된다’ ‘비싸다’ ‘아플까 두렵다’ 등의 이유로 근시교정술을 받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근시교정술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미국안과학회는 18세 이하, 당뇨병 등의 질환, 임신 및 수유부, 면역결핍상태, 직업적으로 부적절한 사람, 큰 동공, 얇은 각막, 안구건조증 등이 근시교정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환자가 비현실적 기대를 갖지 않도록 사전에 수술로 인한 이익과 위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주천기 연구위원(가톨릭의대 안과 교수) 역시 “근시교정술은 비교적 효과적이고 안전하지만 근시의 정도나 안압, 각막두께 등에 따라 교정효과와 안정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수술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철저한 사전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과 불편함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한 사전설명을 통해 정확히 이해시키고 동의를 획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드는 의문 하나. 이제 안경 쓴 안과의사가 좀 줄어들까?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조창연의 건강세상 돋보기] 안경 쓴 안과의사, 많이 줄어들까?
입력 2011-07-15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