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질병관리본부, ‘혈세’ 에어컨 수백 대 방치

입력 2011-07-12 10:21
[쿠키 사회] 먼지가 수북이 쌓인 에어컨들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어림잡아 200여대는 족히 돼 보입니다. 구입한 지 3년이 채 안 된 제품도 눈에 띕니다. 당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에어컨들이 이렇게 방치된 게 벌써 8개월째.

이 에어컨들은 지난해 11월 질병관리본부가 충북 오송으로 청사를 옮기기 전에 사용하던 것으로, 중앙 냉·난방 시스템인 현 건물에서는 필요가 없어지자 지하실 신세가 됐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물품을 구매한 경우 내구연한 즉, 사용 가능 기간은 8년. 방치하는 기간이 길수록 감가상각비는 하락하고, 나중에는 폐기처분될 수도 있습니다.

혈세 낭비를 줄이려면, 청사 이전 과정에서 경매나 중고 처분을 통해 세금으로 환수할 수도 있었지만 진행된 것이 없습니다. 사용불가 품목도 포함돼 있었지만, 매각이나 양여 등의 절차도 없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여름 폭염에 대비해 보관해 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폭염에 햇빛을 본 에어컨은 없었습니다.

쿠키TV 김성일입니다. ivemic@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