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에 의한 피부암, 예방과 진단은 필수

입력 2011-07-11 11:11

피부암 검버섯이나 종기로 오인하기 쉬워 주의 필요

[쿠키 건강] 피부 건강에 가장 신경이 쓰이는 여름이다. 특히 자외선은 피부 건강을 위해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자외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피부암이다. 피부암은 만성적 피부자극, 각종 발암성 화학물질에 노출,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 중 자외선은 피부암을 유발하는 가장 큰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서양인에게서는 피부암이 2배 늘었고, 국내에서도 전체 암의 3%가 피부암일 정도로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흔한 피부암들의 증상과 진단법에 대해 알아본다.

일반적으로 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크게 ‘흑색종’과 ‘비 흑색종’으로 구분된다. 전자의 경우 멜라닌세포나 모반세포가 악성화 된 종양으로 다른 암과 같이 전이를 잘하고, 항암치료 등에 반응을 잘 하지 않아서 생존율이 매우 낮은 질환이다.

반면 비 흑색종은 매우 흔하게 발생하지만 진행 속도가 느리고, 퍼지는 것이 적어 늦게 발견하더라도 수술만 잘하면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 이밖에도 피부에서 발생하는 ‘원발암’과 다른 장기의 암으로부터 전이돼 발생하는 ‘전이암’으로도 구분된다.

김원석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교수는 “문제는 한국에서는 서양인보다 피부암 발생빈도가 낮아 이에 대한 인식이 일반인 뿐 아니라 피부과 전문의를 제외한 의료인들에게서도 낮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병이 한참 진행된 후나 부적절한 치료를 받고 재발한 후에 피부과에 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피부암 전(前)단계

광선각화증은 태양이나 인공 광원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발생하는 표피 내 종양이다. 일반적으로 붉은 갈색 또는 노란 검정 색깔을 띠며, 마르고 유착된 피부 각질이 붙은 반점이나 피부가 솟아오른 형태로 나타난다. 증상은 대개 없지만 가벼운 자극감이나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

보웬병은 상피 내 편평세포암으로 내부 장기의 악성종양과 연관돼 있으며 비소 중독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대개 무증상이고 서서히 자라며 붉은색의 피부 각질을 동반한 형태로 나타난다. 발생 부위에는 털이 없으며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다른 양성 습진과 구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김원석 교수는 “광선각화증이나 보웬병 단계에서는 외과적 절제 수술 없이 항암연고치료나 냉동치료, 레이저 소작술과 같은 치료에도 반응이 좋아 회복기간이 짧고 흉터 발생이 적다”며 “이러한 초기단계의 피부암 발견을 위해 피부과 전문의 소견을 듣는 것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사진 참조)

◇비 흑색종,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

가장 흔한 피부암(전체 피부악성종양 중 30~40%)으로 머리와 목, 특히 얼굴 중앙 상부에 잘 생기는 비 흑색종이 기저세포암이다. 이 질환은 눈꺼풀, 코 쪽 눈구석, 귀 뒤 등에도 자주 발생 한다.

반투명하고 표면에 붉은 실핏줄이 보이는 작은 덩어리로 시작한다. 덩어리가 자라면서 대개 중앙부에 궤양이 생기고 둥글게 만듯한 테두리에 둘러싸인다. 대부분 초기에는 검버섯, 점으로 오인하기 쉽고 실제로 레이저 치료 등을 받고 자꾸 재발돼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수술을 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주로 얼굴의 중앙부위에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발생부위가 작을 때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피의 각질형성세포에서 유래한 악성 종양으로 대부분 광선각화증이나 보웬병에서 발생하는 암이 편평세포암이다. 일광 노출 부위인 얼굴에 과반수 발생하고 특히 입술, 뺨 등에도 잘 생긴다. 또한 20%는 다리에서 발생하며 흉터도 중요한 유발인자이다. 편평세포암은 기저세포암에 비해 재발이나 전이될 위험이 더 크다.

발생 부위는 대개 작고 단단한 덩어리로 시작한다. 넓적하게 융기된 형태, 사마귀모양, 또는 궤양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진행하고 대개는 단단하게 만져지며 발생 부위의 경계부는 명확하지 않다. 궤양은 주로 중심부로부터 생기는 데 표면은 쉽게 출혈하고 딱지가 앉아 있기도 한다. 궤양 주변부는 높아져 있고 단단하다.

◇흑색종

흑색종은 유전적 요인과 자외선 노출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20~50%의 흑색종은 기존의 융기한 흑갈색의 반점에서 발생한다.

가려움증이나 통증 같은 자각 증상이 없으며 평범한 검은 반점이나 작은 덩어리로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한 자세한 육안 관찰과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손바닥이나 발바닥, 손·발가락에 발생하는 말단흑색점흑색종이 60% 정도로 가장 흔하다.

김원석 교수는 “몸에 없던 이상한 점이 생기거나 원래 있던 점의 색깔이 달라지고 커지는 경우 병원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면서 “피부 속으로 만져지는 혹이 있을 경우나 이유 없이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날 때도 진료를 받아 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점이 비교적 크고(6mm이상), 모양이 비대칭적이고(Asymmetry), 경계가 불규칙하며(Borderline irregularity), 색이 얼룩덜룩하거나(Color variegation)하면 피부암 중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ABCD법칙) 또 얼굴이나 노출부위에 가려움증이 없이, 빨갛거나 갈색으로 진물이 나며, 일반적인 연고치료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다면 비 흑색종성 피부암이나 피부암 전단계를 의심할 수 있다.

60세 이후의 고령에서는 적어도 1년에 한번 정도 피부과에서 피부암 조기발견을 위한 검진이 필요하다. 피부암 진료는 복잡한 검사가 없이 육안검사나 피부특수 현미경 검사 만으로도 대부분 가능하다.

김원석 교수는 “피부에 이상한 징후가 나타나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며 “증상이 발견됐을 때는 일단 병원을 방문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생활에서 피부암 예방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외선 차단 로션을 바르는 것이다. 또 자외선 강도가 높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가급적 햇빛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야외에서 활동할 경우 창이 넓은 모자, 긴팔, 선글라스, 양산 등 보조수단 활용도 적극 추천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김원석 교수(강북삼성병원 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