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과 뼈의 마찰 줄여주는 ‘점액낭’, 잦은 마찰로 염증 발생 가능성
[쿠키 건강] #평소 직장에서 오래 앉아 사무 일을 하는 정모(36·여)씨는 어느 날부터인가 앉을 때마다 엉덩이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잦아졌다. 정확하게 콕 집어서 어디가 아픈지도 잘 모르겠고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결국 참다 못 한 정씨는 가까운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생소한 이름의 ‘좌골 점액낭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관절은 뼈와 뼈 사이에서 마찰을 줄여주며 우리의 몸이 자유롭게 회전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때 관절과 뼈의 마찰을 또 한 번 줄여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점액낭’이다. 점액낭이란 점액이 들어있는 주머니 모양의 조직으로 관절을 감싸고 있으며,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관절은 워낙 사용이 많은 곳이다 보니 마찰이 잦아 노화가 찾아오거나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해 염증이나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때 점액낭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점액낭의 염증은 뼈와 관절 사이에 생겨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답답할 수 있는데 특히 어깨, 고관절, 아킬레스 부위에 많이 발생한다.
◇잦은 어깨 사용, ‘견봉하점액낭염’ 주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운동은 단연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수영’이다. 그러나 수영은 어깨의 움직임이 많은 운동이다 보니 무리할 경우 어깨 뼈 중 하나인 견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견봉하점액낭염’이 발생하기 쉽다. 이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며, 수영뿐 아니라 어깨를 많이 쓰는 운동이나 나쁜 자세를 습관적으로 취할 경우에도 만성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견봉하점액낭염이 발생하면 관절주위에서 갈리는 듯한 느낌,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느낌 등이 통증과 함께 발생하고, 팔을 수평의 높이로 든 상태에서도 팔이 저리거나 통증이 나타나며, 특히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거나 물리치료로 자세를 교정하면 호전되지만, 만성인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점액낭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운동 중 어깨에 통증이 시작됐을 때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질환을 키우지 않을 수 있다.
◇오래 앉거나 오래 서있어도 점액낭염에 노출!
특별한 외상이 없더라도 장시간 앉아 있다 보면 흔히 엉덩이가 아프다거나 엉덩이 뼈가 뻐근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특히 골반의 아래 뒤쪽 부분을 형성하는 좌골은 앉을 때 바닥과 맞닿는 엉덩이 뼈로 장기적인 압박을 받게 되면 염증이 생겨 ‘좌골 점액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앉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직 종사자나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발생되고, 의자에 앉거나 엉덩이 관절을 구부릴 때 통증이 나타난다. 또한 오래 서있을 경우에도 엉덩이 부위의 근육이 마찰을 일으켜 ‘대둔점액낭염’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달리기를 하거나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엉덩이 위쪽부터 통증이 시작해 무릎이나 발목까지 통증이 느껴진다. 이에 관절, 척추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대둔점액낭염은 허리에도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에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초음파 검사나 MRI를 통해 검사를 해야 확실하게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소염제 복용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지만 만성화되면 점액낭의 막이 두터워지기 때문에 체외충격파 치료를 통해 염증을 초음파로 제거해야 한다.
◇발목의 아킬레스건도 피할 수 없는 ‘아킬레스 점액낭염’
발뒤꿈치 바로 위에 있는 하나의 굵은 힘줄, 그리스 신화로 더 유명한 아킬레스건에도 점액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 아킬레스건이 부착되는 부위에는 2개의 점액낭이 있는데 주로 너무 크거나 너무 꽉 끼는 신발을 신을 경우, 달리기 등의 운동을 무리하게 했을 경우 아킬레스건의 점액낭에 압박을 줘 ‘아킬레스 점액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 아킬레스 점액낭염이 발생하면 경사진 곳을 걷거나 바닥이 부드러운 곳을 달릴 때 발뒤꿈치 뒤쪽 부분에 통증이 느껴질 수 있고, 아침에 일어나 처음 걸을 때 통증이나 열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초기에는 원인이 되는 동작을 자제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발뒤꿈치에 압력을 줄이기 위해 뒤가 없는 신발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계속되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를 맞거나 관절경을 통한 제거 수술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어깨-고관절-발목까지 ‘점액낭염’ 주의보
입력 2011-07-06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