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유방암 환자의 평균 5년 생존률이 85%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재발이다. 2008년 한국유방암학회에 보고된 재발률은 20~30%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암의 재발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병이 진행됐다는 사실과 고통스러운 치료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여러 연구자들이 유방암의 재발율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유방암의 나쁜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를 발견 유방암 환자별 맞춤 치료를 통해 재발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 김이수 교수팀은 그동안 밝혀진 유방암 예후인자 외에 한 가지를 추가로 밝혀냈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림프절 전이 ▲종양크기 ▲병기 ▲핵등급 ▲조직등급 ▲증식지표 ▲연령 ▲폐경여부 ▲인종 ▲여성호르몬수용체 발현여부 ▲표피성장인자수용체 과발현 여부 등에 따라 유방암의 예후가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여성호르몬수용체가 모두 음성이거나 림프절 전이가 많고, 조직등급과 핵등급이 높은 유방암이라면 나쁜 예후를 예상할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나쁜 예후인자가 많이 발현된 환자에서는 공격적인 치료가 필요했다.
김이수 교수는 “나쁜 예후가 예상되는 유방암 환자에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예후를 사전에 예측해 이에 맞는 맞춤치료를 할 수 있다면 유방암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유방암의 나쁜 예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또 다른 새로운 예후인자로 ‘αB-Crystallin 단백질’을 주목했다. 해당 단백질은 수명을 다한 정상세포가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내는 단백질로서 다양한 종류의 암세포에서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연구팀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에서 유방암으로 수술을 받은 82명의 αB-Crystallin 발현 정도를 평가해 ‘αB-Crystallin 양성(30명)’과 ‘음성(52명)’으로 나눠 림프절 전이, 높은 조직등급, 삼중음성유방암 등 유방암의 나쁜 예후인자들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양성 그룹에서는 63%(19명)에서 림프절 전이가 이뤄져 음성그룹의 53.8%(28명)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4개 이상 림프절 전이가 이뤄진 경우를 볼 때 ''αB-Crystallin 양성''이 53.3%(16명)로 ''음성(25%-13명)''에 비해 많았다.
조직등급 역시 양성 그룹이 높게 나타났다. 조직등급 3등급인 경우가 양성 그룹 46.7%(14명)로 19.2%(10명)인 음성 그룹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양성 그룹에서는 66.7%(20명)에서 유방암의 나쁜 예후를 보여주는 암종의 림프혈관침윤이 일어난 반면 음성 그룹에서는 이 보다 적은 40.4%(21명)에서 침윤이 있었다.
환자들을 호르몬수용체 발현 여부와 표피성장인자수용체 발현 여부에 따라 삼중음성유방암환자(25명)와 비삼중음성유방암환자(56명) 분류해 보았을 때 삼중음성유방암환자에서도 αB-Crystallin이 높게 발현됐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유방암 치료의 표적인 ‘에스트로겐수용체’, ‘프로게스테론수용체’ ‘표피성장수용체’ 3가지가 모두 음성인 상태로 이 경우에는 재발이 빠르고 생존율이 낮다.
김이수 교수는 “결과들을 종합해볼 때 αB-Crystallin의 높은 발현이 림프절 전이, 높은조직등급, 삼중음성유방암 등 유방암의 다른 나쁜 예후인자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αB-Crystallin이 유방암의 나쁜 예후를 선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예후인자임을 확인한 연구결과로 유방암치료에 있어 맞춤치료의 정확도를 한 단계 높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유방암학회 영문학술지 3월호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국내 연구진, 유방암 재발 낮출 수 있는 인자 발견
입력 2011-07-06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