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산병원 연구팀, 수면무호흡 수술 성공률 높이는 방법 찾아

입력 2011-07-05 09:07
한국인 편도 크기·혀 위치 따라 수면무호흡 수술 성공률 3배 차이

[쿠키 건강]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의 편도 크기와 혀 위치에 따라 수면무호홉 수술 성공률이 3배 이상 차이가 있다는 것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홉 수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연구결과는 미국 이비인후과학회 공식학술지인 미국이비인후과학회지(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이승훈 교수 연구팀은 41명의 수면무호흡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 환자들에게 실시되는 대표적인 수술인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의 수술 성공률이 편도 크기, 혀 위치와 같은 목안의 구조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편도가 크면서 혀가 작고 낮게 위치한 환자의 수술 성공률이 70.6%인 반면, 편도는 작으나 혀가 상대적으로 크고 높게 위치한 환자에서는 22.2%로 수술 성공률이 3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수술 성공 여부는 수술을 받은 후 수면무호흡의 정도를 나타내는 무호흡-저호흡지수(AHI)가 50%이상 감소하고 20미만으로 낮아진 경우로 판단했으며, 연구팀은 수술 전 편도의 크기와 혀의 상대적인 위치를 측정한 후 그에 따른 수술 결과를 조사했다.

목안의 구조에 따른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 즉 수면무호흡 수술 성공률에 대한 연구는 해외에서 보고된 바 있었으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특히 한국의 수면무호흡 환자는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만환자가 많지 않고, 비수술적 치료인 양압기 치료법 적응도 쉽지 않아 수술을 통해 치료받는 환자가 다수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수술을 받는 환자가 많은 국내의 경우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수술을 결정한다면 그 성공률일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지호 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진단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 전에 상기도의 주요 구조물인 편도 크기와 혀의 상대적인 위치를 미리 평가하면 수술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며 “이런 예측을 통해 수술성공률을 높임으로써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자 상태따라 수면무호홉증 치료 수술 효과 다르다

수면무호흡증은 정상 수면을 방해하는 흔한 질환으로 장기간 지속되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등 각종 만성질환과 심혈관계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인 수면무호흡증 증상은 수면 시 호흡이 일시 정지되는 무호흡 또는 호흡이 얕아지는 저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이면서 낮 동안의 졸림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경우 수면 중 체내의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며, 잦은 각성으로 인해 각종 증상 및 합병증이 발생한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Uvulopalatopharyngoplasty, UPPP)’은 코골이와 무호흡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좁아진 기도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구개편도를 제거하고, 비대한 구개수(목젖), 연구개 일부를 절제한 후, 편도궁과 연구개 절제면을 봉합해 기도 면적을 넓혀준다.

이에 대해 이승훈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많은 환자들이 수면무호흡증 수술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모든 환자들에게 같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이번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따라서 이승훈 교수는 수술을 고려할 때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좁아진 목안의 신체구조를 정확하게 진단받고 수술을 결정해야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