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스포츠에서 기록은 그 것을 넘어서기 위한 하나의 목표이자 도달해야 할 한계다. 많은 운동 종목에서 이런 목표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선수들이 노력한다. 특히 육상에서의 기록은 다른 운동 종목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끈다.
이처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세계적 육상선수들이 8월 말 대구를 찾는다.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개최되는 ‘대구 세계육상선구권대회’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가장 주목 받는 종목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남자 100m경기이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적 특급 스타들이 총출동해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서 인간탄환 전쟁, 9.4초대 깰수 있을까?
그렇다면 인간이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자메이카의 육상스타 우사인 볼트(25)를 꼽는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3관왕에 올랐다. 볼트는 100m 9초58와 200m 19초19 등 세계 신기록을 보유한 유일무이한 선수로,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사나이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그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가 다시 한 번 달구벌에서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꿈의 9초 4대를 깰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빠르게 달리기 위한 인간의 기록 경신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처음 100m 달리기 10초대 벽을 깬 것은 지난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다. 미국의 짐 하인즈는 9.95초라는 기록을 달성함으로써 10초대의 벽을 허물었다. 이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36km의 속도로 달리는 것을 의미하며, 1초에 약 10.2m를 달리는 것이다.
이렇게 100m를 최대한 빨리 달리려면 폭발적인 근육의 힘과 함께 빠른 스타트, 경기장의 바람 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다. 특히 100분의 1초를 경신하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임홍철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스포츠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은 현재의 체형으로 인간이 최대한 빨리 달릴 수 있는 한계로 9.5초에서 이제는 9.4초대 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번 대회는 그 인간 한계 극복 가능성을 넘볼 수 있는 빅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찰나에 모든 것이 결정
0.01초의 승부에서 모든 요소는 변수로 작용한다. 그중에서도 통제가 힘든 것이 바로 바람이다. 보통 뒷바람이 2m이면 바람이 전혀 없을 때에 비해서 남자는 0.1초, 여자는 0.12초 정도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반대로 앞바람인 경우는 기록이 저하되며, 이 때문에 기록이 단축됐던 적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청각과 반응 속도 역시 중요하다. 출발 신호를 받아들이고 근육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속도 역시 단축해야 한다. 보통의 반응 속도는 최소 0.1초로, 이는 청각신호가 뇌까지 가는데 0.08초, 이에 따른 근육의 반응을 0.02초로 줄일 수 있다.
임홍철 교수는 육상선수라 할지라도 신체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임 교수는 “우리 몸에는 짧은 시간에 강한 힘을 발휘하는 근육(백근섬유)과 순간에 발휘되는 힘은 적지만 쉽게 지치지 않고 오랜 시간 꾸준하게 힘을 낼 수 있는 근육(적근섬유)이 있다”며 “따라서 단거리이기 때문에 근육의 순간적인 힘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100m 육상선수들이 마라톤 선수들과 달리 근육질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거리는 순간적인 힘이 중요한 만큼 유산소운동이 아니라 무산소 운동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육상에서 유난히 많은 금메달을 따고 있는 자메이카인들의 근육에는 단거리를 잘 할 수 있는 유전자적인 요소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이렇게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데에는 인간의 신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며 이는 끝없는 노력으로 이뤄진 값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얼마나 기록을 당기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가설들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의 한계극복을 위한 노력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임홍철 교수(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빨리 달리려는 인간의 한계는?
입력 2011-07-03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