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빨리 치료하면 잘 낫는다

입력 2011-06-29 10:59

[쿠키 건강] 조기 암 발견이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정신질환 치료도 조기 발견 이 치료 효과가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정신질환은 질병이 아닌 자신의 정신력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라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치료를 미루다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치료시기를 놓쳐 늦게서야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그만큼 치료효과도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로 인해 ‘정신질환은 잘 치료가 안된다’는 사회적 편견이 자리 잡은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임세원 교수는 “조기치료의 시기를 놓치면 질환이 만성화 되어 막상 병원을 찾았을 때는 치료가 잘 안 되는 상태가 된다”며 “ 치료 효과가 떨어지다 보니 정신과 질환은 치료가 잘 안 된다는 선입견 생기고 이러한 선입견으로 병원을 찾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2006년 발표한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니라 사람은 전체 인구의 30%인 10명중 3명꼴로 평생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정신질환자 중 11.4%만이 정신과적 치료 및 상담을 받았고 나머지 88.6%는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질환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힐까 두려워 환자나 보호자 모두가 질환을 숨기기에 급급하고 치료는 뒷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정신과 약물치료에 대해 선입견이나 불안, 심지어는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탓에 조기치료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것이 사회적 현실이다.

2007년 서울시정신보건센터에서 서울시내 병원의 정신질환 진단 환자 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신질환 증상 발현 후 첫 치료까지의 기간이 약 84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캐나다 벤쿠버 56주, 미국 뉴욕 52주, 영국 버밍엄 30주에 비해 훨씬 더 긴 기간이다.

정신과 질환의 대부분 신체의 한 부분인 ‘뇌’의 문제로부터 발생한다. 신체의 다른 부위에 발생하는 질병이나 증상과 마찬가지로 정신과적인 문제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해야 여러 가지 합병증도 막을 수 있고 치료반응도 좋아지게 된다. 조기 발견에 따른 치료로 질환의 만성화를 막는 것 역시 중요하다.

임세원 교수는 “정신질환 중에서도 우울증과 정신분열병, 조울증 등이 조기치료가 중요한 대표적인 정신질환”이라고 말했다. 우울증은 우울감과 삶에 대한 흥미 및 관심 상실이 주된 증상으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과 연관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정신분열병은 망상, 환청을 비롯해 정신기능의 다양한 영역에 광범위한 이상을 초래하는 정신질환이다. 대부분 젊은 나이에 발병하고 발병 후 적절히 치료되지 않으면 사회적, 개인적 기능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게 되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조울증은 우울한 시기도 있지만 반대로 감정이 고조돼 쉽게 흥분하고 비현실적으로 과대한 생각에 집착하며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조증’ 시기도 나타나는 기분 장애다. 특히 조증 시기의 환자는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여 자기 자신은 물론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도 심각한 고통을 주게 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