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연이은 담합 발표에 식품업계 “나 떨고 있니?”

입력 2011-06-28 11:48
공정위, 식품업계 후속조사 일절 거론 안해…업계만 전전긍긍

[쿠키 건강] 제약사 리베이트 조사에 이어 공정위가 식품업계 제품 가격 담합에 칼을 빼들었다. 숨죽이고 있던 식품업계의 불안감은 점점 더 가중되고 있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농심 ‘신라면블랙’에 대해 허위광고로 과징금 1억55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최근 총 3건의 식품업체 제품 가격 담합을 발표했다.

지난 19일 CJ제일제당-대상의 고추장 할인율 담합과 22일 CJ제일제당의 조사 방해 행위, 26일에는 4개 치즈업체 가격 담합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식품업계는 공정위가 빼든 서슬 퍼런 칼날에 혹시나 베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 식품업체 관계자는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봐야하는데, 연이어서 사고가 터지니 피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괜히 불안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재이니 공정위 발표가 있고 나면, 소비자에게도 마치 큰 죄를 지은 것 같다”며 “동종업체도 떨리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제품 리뉴얼로 가격 인상 의혹을 받았던 업체들은 공정위의 이번 발표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제품 리뉴얼로 문제가 된 업체 관계자들은 “다음엔 우리차례”라며 “이왕 맞는 매라면 빨리 맞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공정위가 식품업계에 너무 한다는 반응도 있다.

C 업체 관계자는 “타 업종에 비해 규모는 작은데 서민과 밀접하다는 이유로 강도 높게 조사하는 것은 공정위가 마치 식품업계를 죽이려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다”며 “그렇다고 업체가 정부 감시기관에 반박했다가는 또 어떤 보복을 당할지 몰라 그저 때리면 맞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한편 식품업계의 이 같은 반응에 비해 공정위는 의외로 조용하다. 일체 식품업계 후속 발표에 대한 언지가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식품업계의 후속 조사에 대해 “모르겠다. 문제가 있으면 또 조사하지 않겠냐”며 “민감한 얘기가 될 수도 있으니 조사 유무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말아 달라”고 일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