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독자들에게 올바른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우수한 국내 의료진의 진료성과를 알리기 위해 ‘우리병원 특성화센터’ 현장 탐방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우리병원 특성화센터’ 기획은 환자를 위해 24시간, 48시간 이상의 수술도 마다하지 않는 국내 의료진을 응원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치료 성과를 보유한 다양한 특성화센터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 박진영 교수(정형외과)
[쿠키 건강] 어깨 관절에 이상이 있는 환자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밤에 잠을 잘 못자는 것이다. 동결견, 회전근개파열, 석회화 건염 등의 어깨 질환은 앉아있거나 서있을 때 괜찮다가도 누워있을 때 관절이 눌려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어깨 질환자들이 치료 받고 밤마다 편하게 자는 것이 의사로서 최고의 목표라는 의사가 있다. 바로 박진영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장이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 어깨를 세부전공으로 택한 ‘제1호’ 교수다. 박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척추’를 세부전공 했지만 졸업 후 ‘어깨’로 전공을 바꿨다. 박 교수가 어깨 세부전공을 택한 시기는 어깨 관절의 대표적인 질환인 어깨 힘줄(회전근개) 파열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을 정도로 어깨 관절 치료 분야 발전이 미비했던 초창기였다. 박 교수를 주축으로 1994년 건국대병원 정형외과에 어깨클리닉은 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지금은 클리닉은 센터로 이름을 바꾼 것은 물론 치료 또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했다. 센터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놀랄만한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어깨 회전근개 파열로 끊어진 힘줄을 붙이는 수술을 받고 재파열될 확률이 세계적으로 20~78% 수준인데 비해,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에서 수술받은 환자는 재파열율이 9% 수준으로 높았다. 병원은 이같은 성과를 지난해 미국 스포츠의학지에 발표했다. 이는 올해 초까지 발표된 논문을 기준으로 봤을 때 재파열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2곳 중 하나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센터는 이제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 센터에서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물론 여러 나라의 의사들을 가르친다. 외국인 의사들이 센터를 찾아 한 달에서 길게는 1년까지 장단기 펠로우(임상강사) 과정을 이수한다. 2002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는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등에서 20여명의 의사들이 다녀갔다.
센터에서 배출한 임상강사 중에는 중국 베이징 올림픽 당시 칭따오 지역에서 의무위원, 중국 텐진 제일 중심 병원에서 어깨센터를 만들기 위해 병원장이 직접 건국대병원에 임상강사 과정을 보낸 경우도 있다. 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병원 정형외과 과장을 하고 있는 의사도 있다.
국제 심포지엄 개최도 센터의 국제적 명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센터에서 ‘그로칼 숄더 엘보 스포츠 심포지엄’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개최하는 국제 심포지엄은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어깨를 세부전공으로 하는 교수가 이 센터에는 3명이 있다. 어깨 질환의 치료로 유명한 글로벌 병원인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병원 어깨 관절 세부전공의가 4명, 미국 클리블랜드병원이 5명인 것으로 감안할 때도 적지 않은 숫자이다.
이중 박진영 교수는 스포츠 손상, 회전근개 파열을, 이상훈 교수는 어깨 뒤쪽 부분 중에서도 견갑골위쪽 부위 질환 치료를 각각 맡고 있다. 오경수 교수는 건국대병원에 오기 전 아주대병원에서 석해균 선장의 다리 쪽 수술을 담당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센터에는 노인성 질환의 재활과 스포츠 재활을 담당하는 재활의학과 교수 2명과 영상의학과 교수가 배치돼 있다.
어깨 관절을 세부전공하는 교수가 3명이다 보니 질환을 세분해서 봐줄 수 있고 좀 더 전문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센터의 장점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이처럼 어깨 등 스포츠 선수들이 자주 다치는 부위를 전문적으로 다루다보니 센터에는 부상당한 운동 선수로 항상 북적인다. 외래를 찾는 운동선수만 하루에 10명 이상에 이른다. 센터를 찾는 운동 선수들은 야구, 배구, 볼링, 역도, 유도, 레슬링, 양궁, 수영 등 종목 또한 다양하다.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위원을 맡고 있기도 한 박 교수는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석팀 닥터를 맡으며 245명의 선수단을 이끌었다.
박 교수는 국내 선수뿐만 아니라 외국의 운동 선수들도 찾는 센터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트레이너들끼리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운동 선수들의 특성상 입소문이 나면 센터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무릎 십자인대 부상에 관해서는 축구 선진국인 독일을 떠올리듯 어깨 부상이라고 하면 대한민국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게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특성화센터] 지구촌 어깨 관절 환자들의 편안한 밤을 꿈꾸며
입력 2011-06-27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