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 색약, 망막 또는 시신경 질환, 각막 손상 등이 원인… 후천성 색약 원인 분석 후 치료 가능
[쿠키 건강]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동안미녀’에서 주인공역을 맡은 장나라가 색이 다른 양말을 신고 옷감 구별에 애를 먹는 등 실제 색상과 눈으로 보이는 색상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해 디자이너의 꿈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그녀의 오랜 꿈을 가로막은 병명은 ‘후천성 중증 색약’. 극중 장나라는 디자인 경합을 위해 기능소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화학약품에서 흘러나온 유독물질로 인해 각막에 염증이 생겼고, 결국 색약으로 판정 받아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색약은 빛의 파장 차이를 구별해 색을 분별하는 감각인 색각의 이상 현상 중 하나로 정상적인 사람의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색의 일부분을 식별하지 못하는 시감각의 비정상 상태를 말한다. 이는 극중 장나라와 같이 업무상 색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한 디자이너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병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줄 뿐 심각한 질환은 아니다.
정상의 경우 적색, 녹색, 청색을 인식하는 원뿔세포를 통해 3가지 단색광을 혼합해 색깔을 인식하는 반면, 색약은 원뿔세포 중 하나의 기능이 불완전한 상태를 말한다. 이는 원거리의 색이나 채도가 낮은 경우에는 색을 식별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등 색맹보다는 정도가 약하지만 정상에 비해 강한 자극이 아니면 색조 구별이 어렵다.
특히 색약은 적색과 녹색에 대한 구별감각이 둔화되는 ‘적록색약’이 흔하게 나타나는데, 회갈색이나 황색이 적색 곁에 있으면 녹색으로 보이고, 녹색 곁에서는 적색으로 느끼게 된다. 극중 장나라가 수박의 겉과 속을 모두 갈색으로 보고, 녹색과 적색의 색연필을 함께 두고 식별하지 못했던 사례는 전형적인 ‘적록색약’의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색약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선천적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당뇨, 황반변성, 유두부종과 같은 다양한 망막 및 시신경 질환, 스트레스, 과로 등의 요인으로 후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이동원 교수는 “색약은 선천적 이상의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지만, 후천적 이상일 경우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며 “다만 원인이 되는 망막 또는 시신경 질환의 경과에 따라 호전 또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과 평상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동안미녀 ‘색약’ 고칠 수 있을까?
입력 2011-06-23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