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세포에서 암세포로 전환 성공

입력 2011-06-21 08:51
사람 암 움직임 이해하는데 도움

[쿠키 건강] 새로운 3차원(3D) 세포배양법을 이용해 사람의 정상상피세포를 암세포로 변환시키는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스탠포드대학 피부과 폴 카바리(Paul A. Khavari) 교수가 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세포가 암이 되어 주변 조직에 침윤할 때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은 사람 체내에서 암의 움직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이번 지견은 향후 실험동물을 하지 않고도 신속하고 효과적인 항암제를 시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연구책임자인 카바리 교수는 “지금까지 동물모델을 이용해 수개월에 걸쳐 실시된 연구를 향후에는 며칠내에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암이 발생하는 곳은 상피세포가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는 만큼 교수는 상피세포에 초점을 맞춰 연구해 왔다.

교수에 의하면 3D세포 배양법에서는 암세포주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암세포주는 일반적으로 2차원(2D)으로 배양돼 사람의 체내환경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유전적 변화가 축적될 수 있다.

교수는 이번에 피부암과 자궁경부, 식도, 중인두의 외과절제표본에서 정상적인 사람상피세포를 모았다.

연구에 이용되는 암세포주 중에는 세계 각지의 연구실에서 수년간 반복 배양돼 온 것도 있었지만 교수가 수집한 초대세포는 최소한만 배양시킨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바이러스벡터를 이용해 정상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2개의 유전적 경로에 유전자를 도입해 암세포를 만들었다.

변이의 하나는 세포주기를 빠르게 한 것, 또 하나는 비정상적인 증식을 억제하는 체내 체크포인트 손실에 관한 것이다.

사람 체내에서 자연 발생하는 암은 대부분 이와 똑같은 유전적 변화를 거치는 것으로 보인다.

교수는 체내 정상세포에서 발생하는 변화와 최대한 유사하도록 하려면 이 2개 경로를 동시에 변화시키는게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바리 교수는 이렇게 해서 얻은 전암 상피세포를 사람 표피의 다른 성분이 든 3D 배지에 파종했다.

상피세포는 대개 기저막이라는 얇은 격막 위에 존재하며, 기저막에 의해 간질이라는 피질심층과 분리돼 있다.

파종된 세포는 처음에는 기저막상에 머물러 정상적인 3층 구조를 유지하지만 6일 이내에 기저막을 관통하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시작해, 막 아래에 있는 간질 조직에 침윤했다.

이들 전암 세포와는 대조적으로 변이를 도입하지 않은 세포는 기저막 상에 계속 머물렀다.

교수는 “이 결과는 자연 발생한 사람의 종양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세포는 수년간에 걸쳐 전암 상태에서 침습성 암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를 좀더 빨리 진행시키는 것은 이같은 사람조직 모델 뿐”이라고 말했다.

새로 암이 된 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검토한 결과, 자연환경에서 발생한 사람 암유전자 프로파일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저막과 간질 등 일반적으로 조직의 3D구조가 없는 단층 배지에서 배양된 세포는 크게 다른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을 보였다.

교수는 “이는 2D의 단층 배지 배양에서 얻은 지견은 다른 지견과의 상관관계를 검토해 임상적 타당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카바리 교수는 이 새로운 종양배양 모델을 이용해 20종류의 항암제 시험을 실시했다.

이들 약제는 투여곤란 및 독성 가능성을 이유로 동물모델에서 시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배양 모델에서는 변이상피세포의 기저막 침윤을 억제할 수 있는 유망한 치료제 3종류를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약제는 동물실험에 적용하기 전에 좀더 최적화시킬 필요가 있지만 이러한 사전 스크리닝을 실시함으로써 후보 약제 대상을 좁힐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3D배양계에서는 간질세포 자체가 어떤 형태로 변이상피세포의 침윤을 촉진시킨다는 사실, 변이세포는 뚜렷한 형질전환을 보이지 않아도 침윤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트리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