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당뇨환자의 적 ‘당뇨발’ 주의

입력 2011-06-19 09:58
[쿠키 건강] 뜨거운 햇볕과 높은 기온, 6월 들어 섭씨 30도를 웃돌면서 올 여름도 극심한 무더위가 예상된다. 이처럼 기온이 오르고, 햇볕이 뜨거워지면서 식중독을 비롯한 각종 감염질환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당뇨를 앓고 있다면 무엇보다 발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름은 그 어느 계절보다 당뇨발 발병이 가장 쉽고 빠르게 질행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여름철 잦은 야외활동으로 당뇨발 발병 위험 높아

당뇨병 환자들이 대표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당뇨 합병증인 당뇨발은 당뇨족, 당뇨성창상,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만 한 해 10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발을 절단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당뇨환자에게 이러한 합병증이 나타나는 주된 이유는 혈액순환장애와 혈관 속 높은 당 수치가 신경세포를 죽여 감각을 무뎌지게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발에 감각 이상 정도를 느끼지만 차차 감각이 마비돼 상처가 생겨도 모른 채 방치하게 되고, 이것이 염증으로 발전해 심한 경우 발을 절단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승규 고려대구로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당뇨발로 인한 절단의 50%는 올바른 생활습관에 의해 예방이 가능하다”며 “특히 여름철에는 당뇨발 예방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름에는 흔히 샌들을 신고, 실내에서도 양말이나 실내화를 착용해야 하는 당뇨발 환자의 기본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발이 외부자극에 쉽게 노출 돼 다칠 위험이 늘어난다. 또 휴가를 비롯한 잦은 야외활동으로 발에 상처가 생기거나 마찰이 가해질 확률도 높다.

특히 더운 날씨 탓에 당뇨병 환자들이 부종감소를 위해 발에 착용하는 압박스타킹도 벗어 던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세균활동은 더욱 왕성해져 작은 염증도 쉽게 심해지고, 무좀이나 피부질환 등이 쉽게 악화돼 당뇨발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여름철 높은 기온과 함께 당뇨병 환자가 신경써야 하는 또 다른 것이 장마철 높은 습도다. 장맛비에 발이 젖어 발의 위생상태도 나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한승규 교수는 “과도하게 햇볕에 노출됐다가 가벼운 화상을 입는 것 역시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면서 “과도한 땀을 흘릴 경우 상처가 치료되는데 꼭 필요한 비타민, 필수아미노산, 미량원소 등의 영양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뇨병 환자들은 일단 상처가 생기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상처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여름철 사소한 관리소홀로 당뇨발이 시작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맛비도 주의, 발 자주 씻고 청결히 해야

당뇨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을 자주 씻는 것이 필수다. 씻는 물의 온도도 발 감각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손으로 확인해 화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발을 씻은 후에는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물을 충분히 말리고, 상처나 물집이 잡힌 곳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항상 발가락과 뒤꿈치 부분이 막힌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상처가 있는 곳은 신발에 구멍을 뚫어 상처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하며, 덥다고 실내에서 맨발로 생활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외에 정기적으로 하는 신경검사 역시 빠지지 않고 실시해야 한다.

한승규 교수는 발 관리외에도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며, 가벼운 걷기나 요즘 유행하는 자전거 타기 등을 추천했다. 또 수영이나 서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등의 발 주위에 마찰을 주지 않는 운동이 좋다.

이러한 운동은 하지근육을 발달시켜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당뇨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단, 당뇨병 환자는 발 감각이 무뎌져 있어 발에 하중이 가게 되면 상처나 물집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등산이나 달리기 등 발에 과도한 자극을 주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발에 상처가 나거나 물집이 잡혔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혈액순환불량이나 피부 재생능력이 부족해 상처가 쉽게 치료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뇨발이 진행된 경우라도 더 심각해지기 전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최근에는 상처치료와 피부의 재생능력을 회복시켜 주는 섬유아세포, 혈소판세포, 각질세포, 지방기질세포 등 세포이식을 통한 치료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승규 교수는 “절단만은 피하자는 생각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자가지방조직세포를 상처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 등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며 “당뇨발이 의심 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한승규 교수(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