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골다공증·고관절 골절 늘어
[쿠키 건강] #몇 달 전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A할아버지(82). 세면대를 잡고 넘어져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살짝 찧은 엉덩이 쪽이 계속 아팠다. 괜찮아지겠지 싶어 별 치료 없이 넘어갔는데, 얼마 전부터 엉덩이 관절쪽에 통증이 오고 걷는 게 쉽지 않다. 병원을 찾은 A할아버지는 고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다. 병원 측에서는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약해져 있어 살짝 넘어진 것이 골절로 이어졌고, 방치하면 거동이 불편해질 수 있으니 빠른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이 나이에 수술을 하는 게 과연 안전한 건지… 덜컥 겁이 나는 A할아버지다.
골다공증은 중노년기의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뼈의 강도가 약해져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부러진다. 여성의 경우 특히 폐경으로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골다공증이 급속히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노년기의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골다공증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인구 노령화에 의해 최근에는 남녀 구분 없이 빈도가 높아져 관절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관절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대표원장은 “골다공증은 과거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남성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음주와 흡연 등으로 인해 골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고관절 골절이 가장 치명적… 방치하면 합병증 위험 커
골다공증은 골 양이 감소하고 골조직의 변화로 뼈가 약화돼 사소한 외상으로도 골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골다공증이 위험한 이유는 이로 인해 고관절, 척추, 손목에 골절이 잘 발생하는데, 대부분이 노인성 골절이기 때문에 치료 및 수술 등에 있어 제한이 따른다는 점이다. 특히 이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바로 고관절 골절이다.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부를 연결해 주는, 보행을 위해 꼭 필요한 골절이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거동 자체가 불편해지고, 심하게는 불가능해 진다. 실제 웰튼병원에서 대퇴골경부골절로 인한 인공관절 수술 환자 450명 중 90명, 약 20%가 고령환자의 골절로 인한 수술환자였다.
◇골절보다 움직이지 못하는 데서 오는 합병증으로 사망 가능성 높아
고관절 골절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데, 노인성 골절이다 보니 수술에 대한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 문제다. 고관절 골절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90%에 이를 정도고 6개월 내 사망할 확률도 20~30%나 된다. 단순히 골절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골절 자체보다 골절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골절 환자의 대부분이 고령자이기 때문에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등 내과적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수개월 동안 움직이지 않고 누워만 있게 되면 심장, 폐 기능 약화 및 욕창과 폐혈증, 하지혈전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의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이에 송상호 대표원장은 “고관절 골절이 발생했다면, 아무리 70대 이상 고령의 환자라도 치료 및 수술을 통해 다시 보행과 운동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이라도 다시 걷기 위한 수술 필요, 탈구율 줄이는 것이 관건
때문에 노인들의 경우 가벼운 외상에도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들이 골절이 생긴지 알아채지 못하고, 찜질이나 침을 맞는 등 적절치 못한 대응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고관절 골절은 전자간부골절과 대퇴골경부골절 2가지다. 전자간부골절의 경우 고정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퇴골경부골절의 경우에는 고관절 인공관절 반치환술을 시행, 관절을 대체시켜주는 것이 방법이다. 때문에 수술 후 환자 자신의 자세에 대한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들 중에는 치매환자들도 있는데, 이들의 경우 자세에 대한 주의를 감당하기 어려워, 실제로 탈구율이 일반 환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에 최근에는 ‘근육-힘줄 보존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탈구율을 최소화하고 있다.
절개 최소화로 출혈 줄이고, 힘줄-근육 보존으로 탈구도 함께 줄여… 고령환자에게 적합
근육-힘줄 보존 인공관절 수술은 허벅지 근육과 힘줄을 절개하지 않고, 힘줄을 젖혀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최신기술이다. 기존의 고관절 수술처럼 힘줄을 끊고 다시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힘줄이 그대로 남아 본래의 기능을 함으로써 고관절의 안정성에 도움을 줘 수술 후 탈구의 위험성을 현저히 감소시켰다. 또한 기존에는 힘줄이 뼈에 다시 붙는 6주 동안 환자의 움직임을 제한했지만, 힘줄-근육 보존 최소절개법은 보행에 필요한 근육과 힘줄의 손상을 최소화 해 수술 후 4시간 후 보행연습이 가능하고, 회복이 빨라 고령 환자들이 침대에 누워 지내는 시간을 축소, 합병증의 위험에서 조금 더 벗어날 수 있다. 더불어 고령의 환자들에게는 출혈도 민감한 부분인데, ‘최소절개법’은 기존 15~20cm의 절개를 8~10cm로 줄여 출혈을 최소화했다. 송 대표원장은 “최근 고령환자들의 인공관절수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고관절의 경우 거동 자체가 불가능해지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면 수술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의학의 발전으로 특히 고령 환자에게 적합한 수술법을 적용, 성공적인 수술이 가능한 만큼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가벼운 운동과 칼슘 섭취,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 등으로 골다공증 예방 가능
고령자의 고관절 골절은 골다공증이 큰 원인인 만큼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골절과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운동. 무리한 운동은 삼가고 간단한 산책, 자전거 타기, 수영 등 하체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적합하며, 가벼운 근육운동도 필요하다. 또한 넘어질 때 손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평소에 가벼운 전신운동으로 신경반사와 근력을 유지하면 넘어질 때의 충격을 완화시켜 고관절 주위의 골절을 줄일 수 있다. 적절한 음식 섭취를 통해서도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칼슘을 섭취해야 하는 만큼 칼슘 흡수율이 좋은 유제품이나 저지방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으며, 비타민 D가 풍부한 생선류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와 더불어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본인의 상황을 체크하고,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송 대표원장은 “운동과 적절한 식이 요법 등으로 생활 속에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본인의 건강 체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골밀도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이거나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환자라도 본인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만큼 예방을 위한 본인의 노력이 무엇보다 우선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골다공증 예방은 이렇게!]
1. 넘어져 골절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 가벼운 산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통해 하체를 튼튼히 한다. 단 무리하지 않을 것.
2. 충분한 양의 칼슘을 섭취한다. 흡수율이 좋은 유제품이나 콜레스테롤이 낮은 저지방 우유가로 칼슘 섭취.
3. 비타민 D가 풍부한 생선류를 섭취한다.
4. 칼슘 보충제를 복용한다.
5.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정기 검진을 통해 몸 상태를 꼼꼼히 체크한다.
“골다공증, 적절한 치료와 예방이 최선”
입력 2011-06-14 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