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몸에 좋을까요?

입력 2011-06-13 07:39

나이 성별 따져 먹으면 藥, 무작정 많이 먹으면 毒

[쿠키 건강] 비타민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몸에 좋을까.

국민 10명 중 9명은 복용한다는 비타민과 건강기능식품. 단지 건강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간단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기 있지만, 높은 인기만큼 복용하는 방법이나 부작용은 간과하기 십상이다. 최근에는 비타민과 건강기능식품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먹기도 하고, 과용해도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고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이도 많이 생기고 있다.

의사의 정확한 처방 없이 이뤄지는 주변인들 사이에 입 소문을 타고 전해지는 복용법들인데, 오히려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타민, 건강기능식품은 무엇보다도 과다·과대복용을 피하고, 자신의 성별·연령·생활습관을 고려해 필요한 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

여러 제품을 한 번에 과다 복용의 경우, 각 제품에 포함된 성분이 상호 작용, 또는 상승 작용을 일으켜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하루 필요 섭취량 이상 과대 섭취할 경우 도리어 몸에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과용해도 몸 밖으로 배출된다는 오해가 있는데, A, D, E, K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몸에 지방층에 쌓이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비타민 A가 과다하면 피부건조, 두통, 피로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비타민 D는 식욕 부진이나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E는 과다 섭취 시 잇몸 출혈이 비타민 K는 혈액 응고 장애를 일으킨다.

수용성 비타민은 물에 녹는 성질 때문에 어느 정도 허용치를 초과하더라도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과다 복용 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용량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비타민 C의 경우, 설사, 속쓰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암환자가 항암주사나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에는 되도록 비타민 C 섭취 용량을 줄이는 것이 좋고, 통풍 환자나 신장 결석 환자는 고용량 비타민 C 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낫다.

이승남(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사는 “아무리 몸에 좋은 영양소도 넘치게 되면 건강에 이롭지 않다”며 “건강기능식품을 고를 때는 제품에 표기된 영양 성분표를 확인해 영양소 기준치보다 함량이 지나치게 고용량인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