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 백내장, 젊은 남성 환자↑

입력 2011-06-09 14:17
[쿠키 건강] 회사원 한정남씨(36)는 5년 전 라식 수술 전 검사 도중 백내장 초기 증상이 발견되어 안과 전문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한씨는 노인성 질환이라고만 생각했던 백내장 선고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아직 수술 할 시기는 아니라 3~6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 받고 약물치료(백내장 지연제)를 하면서 경과 지켜 보자고 했다. 하지만 검진을 꾸준히 받지 않고 관리가 소홀했던 탓에 증상이 예상보다 빨리 악화 됐고 결국, 2009년 수정체 전낭(앞 껍질) 혼탁으로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심해져 백내장 수술을 받게 됐다.

백내장은 제왕절개수술, 치핵수술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3대 수술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09년 주요수술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국내에서만 한해 동안 약 36만 5000명이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흔히 백내장은 60대 이상 노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백내장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져 특히 30~40대 남자 백내장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안과병원이 지난 5년간 김안과병원을 찾은 2만9천여 명의 백내장 신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젊은 30~40대 환자가 무려 10%정도를 차지했다.

특히 2010년 30~40대 백내장 환자수를 살펴 보면, 다른 연령대와는 달리 남성 환자수가 89명으로 여성 환자수 31명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연령대에서는 여성 백내장 환자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남성들의 백내장 발병 연령을 낮추는 주요한 원인으로는 사회생활이 많은 남성이 여성보다 비교적 흡연이나 술을 많이 접하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등의 이유가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백내장 정기검진을 통한 초기 발견 및 경과관찰 중요

백내장은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사진기의 렌즈가 더러워지면 사진의 선명도가 떨어지는 것과 동일한 원리로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며 안개가 낀 듯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을 보인다.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경우에는 시력도 점차 저하되게 된다.

하지만 백내장 초기에는 한쪽 눈의 시력이 먼저 저하되기 때문에 시력 저하를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젊은 나이일지라도 갑자기 눈이 침침해진 느낌이 들거나, 시야가 뿌옇고 답답한 느낌, 안경이나 돋보기를 껴도 잘 보이지 않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백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백내장은 방치할 경우 실명에도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발병 후에는 정기 검진을 통한 경과관찰이 중요하다.

◇성인병, 술·담배로 인한 젊은 백내장 환자 증가시켜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려진 백내장의 수술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것은 예전보다 서구화된 습관 및 기타 질병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구화된 생활패턴으로 당뇨 등의 성인병이 증가함에 따라, 그 합병증으로 일반적인 백내장 환자보다 더 젊은 나이에 백내장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성인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테로이드 제제 등을 장기간 복용하면 체내 대사 이상으로 백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안과 전문의에 따르면 술과 담배도 나이에 관계없이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백내장 발병 가능성이 평균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컴퓨터, PDP 등 디지털 기기 사용시간이 현격하게 늘어난 점도 문제로 볼 수 있다. 쉬지 않고 화면을 주시하면, 눈의 피로도를 증가시켜 그만큼 눈의 노화를 앞당기게 된다.

이와 함께, 젊은 백내장 환자수 증가의 배경으로 검진 기술의 발달과 병원 방문률이 증가해 예전보다 진단 시기가 빨라지고, 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이해가 높아져 젊을 때 수술을 많이 하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약물 치료로 진행 속도 늦춰, 수술로 혼탁 제거

백내장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을 사용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으나 수정체 혼탁을 없애 맑은 시야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혼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된다. 백내장 수술은 사전 검사와 상담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때, 백내장의 진행 상태, 시력의 정도, 환자의 생활패턴 등을 고려하게 된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원래 투명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 하기 때문에 뿌옇게 흐려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투명한 인공 수정체로 바꾸는 수술이다. 최근의 수술은 초음파를 이용, 절개부위를 3mm이내로 하기 때문에 수술 후 빠른 회복 및 일상 생활의 복귀가 가능해지고 있다.

백내장은 비교적 수술이 간단하고 다른 수술에 비해 합병증이 적은 수술이긴 하지만, 저항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 감염에 의한 안내염 등의 합병증이 따를 수 있으며, 때로는 실명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로 전문성을 요한다. 때문에 안전한 백내장 수술을 위해서는 풍부한 임상 경험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전문병원을 찾아 철저한 검사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내장 수술 후에도 철저한 관리해야 합병증 없어

백내장 수술은 시력 자체가 이전과 같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므로, 수술 후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절개를 요하는 수술인 백내장 수술 후에는 2주 정도 눈에 물이나 땀이 들어가는 것을 막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 수술 후 수술 부위를 통해 감염이 발생하면 안내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에는 장시간의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나 캡이 있는 모자 등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백내장센터의 송상률 교수는 “노인성 질환으로 널리 알려진 백내장은 최근 검진 기술의 발달과, 술과 담배 습관, 성인병 및 치료 약물 등에 의해 그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늦어도 40대부터는 최소 1~2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안과전문병원을 찾아 안과 검진을 받고, 자외선 노출, 술·담배, 스마트폰 사용 등 눈에 피로를 더하는 환경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