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땀이 너무 많아 괴로운 사람들. 바로 다한증 환자다. 여름이면 누구나 흘리는 땀이건만 다한증 환자에게 땀은 고통 그 자체다. 과거 다한증은 그냥 비정상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의 일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치료법들이 시행되고 있다. 다한증의 원인과 어떤 치료방법이 있는지 알아보자.
◇다한증 어떤 질환인가= 다한증은 크게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국소적 다한증과 전신적 다한증으로 분류한다. 이밖에 특별한 원인이 없이 땀이 나는 일차성 다한증과 특별한 원인이 있어 발생하는 이차성 다한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보통 국소적 다한증은 그 원인이 불분명해 일차성 다한증으로 분류되고 전신적 다한증은 이차성 다한증인 경우가 드물게 있다.
▲국소적 다한증= 신체 특정부위에만 과도하게 땀이 나는 증상으로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사타구니, 이마, 코 끝 등에 주로 나타난다. 국소적 다한증 환자들은 특정 부위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손에 땀이 많은 사람들. 글씨를 쓸 때 종이가 찢어지는 것은 기본. 컴퓨터 키보드에 땀이 흘러 들어가고 물건을 집다가 빠뜨리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불편을 줄까봐 악수를 꺼리게 돼 대인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에는 옷이 쉽게 젖어 곤란을 겪기도 하며, 발바닥의 경우에는 양말이 항상 젖어 있어 하루에도 여러 번 갈아 신어야 하고 무좀이나 발 냄새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얼굴에 다한증이 있는 사람은 면접이나 사람을 만날 때 특히 불편을 많이 느낀다. 젊은 층의 0.6~1.0% 가량이 다한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다한증이 그리 희귀한 질환은 아니다.
이러한 국소적 다한증 환자의 특징으로는 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땀을 많이 흘린다는 점이다. 또 덥거나 손을 잡거나 물건을 쥘 때, 밀폐되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증상이 악화되는 반면, 잠을 잘 때나 진정된 상태에서는 잘 흘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신적 다한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당뇨병, 폐경기, 울혈성 심부전, 저혈당, 뇌하수체 기능항진증, 흉강내 종양, 파킨슨 병, 술이나 약물의 금단 증상, 불안 등 분명한 원인에 의해서 나타난다. 결핵, 림프종, 약물의 금단 증상, 만성 염증성 질환 등은 잠잘 때 식은 땀이 나는 야간 발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다한증의 다양한 치료방법들= 특별한 원인에 의한 이차성 다한증의 경우 해당 원인에 대한 치료를 실시하면 다한증이 완화되므로 별도로 다한증 치료를 하지 않는다. 문제는 특별한 원인이 없는 국소적 다한증. 치료법은 크게 5가지 정도가 있는데, 각각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박만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교감신경 절제술은 낮아지고, 1차적으로 이온영동치료를 시행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발한 억제제=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염화알루미늄 제제가 있다. 한가지 주의해야할 점은 이 약물이 물과 만나면 염산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땀이 나지 않는 잘 때 바르고 아침에 잘 씻어내야 한다. 바르기 전에 해당 부위를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 화학약품으로 발바닥에 효과가 있는 발한 억제제도 있으나 피부 변색 등의 부작용이 있어 사용이 많은 편은 아니다. 염화알루미늄은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이온영동치료(이온삼투요법)= 이온이나 이온화된 약물이 전기의 같은 극에서는 서로 반발한다는 (양극에서는 양이온이, 음극에서는 음이온이) 원리를 이용해 전기의 힘으로 피부나 점막에 이온이나 약물을 침투시키는 치료를 말한다.
다한증의 경우 일차적으로 이온영동 치료가 이용될 수 있으며 약을 사용하지 않고 수돗물만을 사용해도 효과가 있다. 이온영동 치료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으며 적은 비용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온영동 치료는 한 번 치료받는데 20~30분 정도 걸리며, 매일 또는 1주일에 두 번 이상 받아야 하고, 보통 37차례 정도 치료를 받으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효과가 1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지속된다는 점과 병원에 자주 가야 한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치료비는 1회 당 6,400~8,300원 선으로 아주 저렴한 편. 이온영동 치료는 안전한 치료이기는 하지만 인공심장 박동기를 이식받은 사람이나, 경련성 질환이 있는 사람, 몸속에 금속성 물질을 이식한 사람, 임산부 등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항 콜린제 사용= 먹는 약으로 복용만 하면 땀의 분비를 줄일 수 있다. 사용이 간편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땀의 분비를 줄여야 할 때 사용된다. 땀의 분비는 줄일 수 있으나 전신적인 부작용이 있어 장기간, 자주 사용되는 방법은 아니다. 발한 억제제의 일종으로 바르는 항 콜린제도 있는데 전신적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효과가 크지 않아 이 방법 역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아니다.
▲보톡스 주사= 보톨리늄 독소가 땀 분비 억제에 효과가 있어 시술되는 방법이다. Botulinum A toxin 100μ를 생리식염수 4ml에 희석하여 2cm 간격으로 2.5μ씩 피부 내에 주사한다. 시술이 간편하고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시술시 통증이 심하고(손바닥의 경우 100여 군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일시적인 근육마비가 생길 수 있다는 점, 효과가 일시적이며 무엇보다도 치료비가 비싸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교감신경 절제술= 영구적인 치료법으로는 비디오흉강경을 이용한 교감신경절제술이나 클립으로 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 손바닥의 경우 거의 100% 땀이 나지 않게 만들만큼 효과가 탁월하나 얼굴, 겨드랑이 부위는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고 발바닥은 잘 시술하지 않는다.
문제는 발바닥은 효과가 없고 수술 전에는 별로 땀이 없던 부위에 수술 후 땀이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과 식사시 안면부에서 땀이 나는 미각성 다한증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다는 것. 시술 받은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으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이처럼 국소적 다한증의 치료에는 여러가지 치료법들이 있는데 각각의 방법에 장단점이 있다. 따라서 다한증을 처음 치료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전문의와 논의한 후 자신에게 맞는 시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1차적인 치료의 경우 부작용이 적고 비용이 적게 드는 이온영동 치료가 적당하며, 이온영동 치료효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 2차적으로 교감신경 절제술이나 보톡스 주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손바닥, 발바닥 다한증의 경우 대부분 젊은 사람에서 생기며 나이가 들수록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효과가 일시적이라고 꼭 나쁜 치료는 아니란 것이다. 이온영동 치료법은 그동안 수술 후 발생하는 심각한 부작용이나 비싼 비용 때문에 치료를 망설여 왔던 다한증 환자들에게 좋은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여름, 땀이 많아 괴로워요
입력 2011-06-09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