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재발 조기진단, 복강경이 해결책

입력 2011-06-03 12:44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CT·PET 결과 불명확한 위암 환자 복강경 진단으로 전이 확인

[쿠키 건강] 위암 환자의 재발 여부를 조기 진단하는 방법으로 기존 CT(컴퓨터 단층 촬영)나 PET(양전자방출 단층 촬영) 등 영상의학기기 보다 복강경을 활용하는 것이 확실한 진단결과를 제공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위장관외과) 박조현(사진 오른쪽)·송교영(사진 왼쪽)·심정호 교수 연구팀은 수술 후 주변 장기와 림프절에 대해 복강경으로 재발 여부를 진단한 결과, CT나 PET와 같은 영상진단 장비에서는 구별되지 않던 암의 재발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재발이 우려되는 진행성 위암 환자 중 CT나 PET로 암 재발이 확인 되지 않는 12명의 환자에 대해 복강경으로 재발 여부를 검사했으며, 12명 중 11명의 환자에서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11명의 전이 환자 중 중 5명에서는 심각한 복막 전이가 발견됐다. 복막 전이는 위암 세포가 장막을 완전히 뚫고 나가 흩어져서 복강내 장기를 덮고 있는 장막에 묻어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한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 국내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고, 통상적으로 조기 위암의 재발률은 10% 미만인데 비해, 진행성 3기 위암은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들은 재발한 위암의 경우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약 10%에 미치지 못해 대다수 위함 환자들이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8년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 조사결과 전체 위암 재발 환자 중 수술로 완전 절제가 가능한 환자는 347명 중 15명으로 4.3%에 불과했다. 이러한 결과는 위암 환자의 재발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비교적 조기에 재발이 발견될 경우 수술적 치료 등 다양한 재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적용한 복강경을 활용한 위암 재발 진단은 배에 3~4개의 구멍을 뚫고 내시경 장비를 삽입해 위, 십이지장 등 복강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며 암의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기존의 정중앙절개를 통한 1차 수술의 경력이 있어 복강내 유착으로 인한 복강경 수술의 위험성이 있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유착부위를 수술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예측해 보다 안전한 수술방식을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박조현 위암센터 교수는 “의학계에 알려진 CT나 PET의 정확도는 70% 정도로, 이 중에서도 복막 전이에 대한 진단 정확도는 40~50%에 불과하다”며 “3기 이상 진행성 위암 환자들의 경우 CT·PET 등 영상진단 기기 외에 복강경을 진단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박 교수는 “정확도를 높이고 조기진단을 가능케 하는 진단방법이 필요하며, 진단적 복강경이 이를 현실화 시킬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복강경학회지(Surgical Endoscopy)’ 5월호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