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주관 동탄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쿠키 건강칼럼] 6월6일은 음력으로 5월5일 단오다. 단오는 널리 알려진 절기로 수릿날, 중오절, 천중절 등 다르게 부르는 이름도 많다. 신윤복의 ‘단오풍경’에서 보듯 단오하면 먼저 떠오르는 풍습에는 ‘창포물에 머리감기’가 있다. 창포는 연못 주변 등에 나는 식물의 한 종류로,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윤기가 나고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해 단오 때마다 여인들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며 여름을 준비했다. 창포에는 진균 억제효과도 있어 땀 등으로 짓무르기 쉬운 두피를 건강하게 해줬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단오에는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을까? 우리나라 절기에는 각각 해당하는 절식이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단순한 전통을 넘어 건강을 지키려는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날이 더워지면서 지쳐하고 골골대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눈여겨 보도록 하자.
◇초여름 기침감기에 ‘수리취 절편’= 단옷날에 해먹는 절편으로, 산이나 들에서 많이 나는 다년초인 수리취를 쌀가루에 넣어 만든다. 한방에서는 수리취의 줄기와 뿌리를 ‘산우방’이라고 하는데, 열을 내려주고 독을 몸 밖으로 빼내며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심한 기침 감기나 기관지염 및 두드러기, 발진, 부종 등이 있을 때 먹으면 좋다. 에어컨의 한기로 인한 초여름 감기에도 제격이다. 수리취 외에 쑥을 따서 떡을 만들기도 하는데, 쑥은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피를 맑게 해준다.
◇더운 날 갈증에는 ‘제호탕’= 조선시대 때 궁중내의원에서 단옷날마다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제호탕은 여름철 건강관리에 대표적인 전통음료이자 약이다. 오매, 초과, 백두구, 사인 등의 한약재를 곱게 가루로 만들고 꿀에 버무려 끓인 후 냉수를 타서 마신다. 주재료인 오매육은 기침, 갈증에 좋고 허한 몸을 달래준다. 초과는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백두구, 사인은 각각 기혈 순환과 소화를 도와 여름철 늘어지기 쉬운 기혈의 흐름을 돕고 입맛을 북돋운다. 제호탕을 만들기 어렵다면 오매 약재만 구해 가루를 낸 뒤 따뜻한 꿀물에 타서 아이에게 먹여도 좋다.
◇초여름 보양식으로 ‘준치만두’= 단오 즈음에 많이 잡히는 준치는 맛도 좋고 단백질, 칼슘, 인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왕실 수라상에도 자주 오르내리는 메뉴였으며, 허약한 아이들의 기력을 보충해줘 초여름 보양식으로 더할 나위 없다. 준치는 성질이 평이하고 속을 편하게 하며 위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소화불량이나 병후 회복에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준치만두는 만두피 없이 완자 형태로 만들면 된다. 준치를 쪄서 살을 발라낸 다음 쇠고기, 채소 등과 함께 다지고 둥글게 빚어 녹말가루를 묻힌 뒤 찌거나 장국에 삶아낸다.
◇소화불량이나 입맛 없을 때 ‘앵두화채, 앵두편’= 앵두는 요즘 한창 제철인 과실이어서 예부터 단옷날이면 편과 화채로 많이 만들어 먹곤 했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더위에 허덕일 때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어 준다. 앵두화채는 앵두를 깨끗이 씻어 씨를 뺀 후 꿀에 재워 두었다가 오미자 국물에 띄워 먹는다. 앵두편은 발라낸 앵두살에 설탕을 넣어 졸이다가 녹말을 넣어 굳힌 것이다. 더위에 식욕이 떨어진 아이에게 먹이면 좋다.
‘단오 절식’으로 챙기는 여름 건강관리
입력 2011-06-03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