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의사 국제학회 참가비 후원 중단 선언

입력 2011-06-02 09:57
美·英 등 부정방지법 도입따라…다른 다국적사 전파될 듯

[쿠키 건강] 아스트라제네카가 업계에서 최초로 의사들의 국제 학회 참가 소요 비용 후원을 철폐했다. 이는 연간 8500억 달러 상당을 의사들에게 부정 지출한 혐의에 대해 제약계 조사가 늘어남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다른 제약회사들도 이러한 행보에 뒤를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브레난(David Brennan) 사장은 5월 초 이스탄불 제약사 회의에서 이러한 정책 변화를 소개하며, 국제 학회 참가비 후원은 철폐하고 의료진에 대한 지역별 교육 훈련에 대한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보건비 증가에 따른 의사들과 제약회사 간의 재정적 유착 우려가 증폭되고 있고, 사치스런 접대와 펜, 필통에서 컴퓨터 악세사리 등에 이르는 선물 공세도 이미 금지된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개최되는 암이나 심장 질환, 당뇨 등의 의제를 다루는 학회는 후원 제약회사가 제공하는 경비로 참가한 전 세계의 전문의들로 발 딛을 틈이 없다고 한다.

유럽 제약협회 연맹 사장인 버그스트롬(Richard Bergstrom) 씨는 AZ의 처사는 매우 극적인 변화라고 평가하며, 이는 과학 기술계의 악습이 변하고 있다는 또 다른 징조이며,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회사에도 전파될 것이라 말했다.

브레난 사장은 앞으로 아스트라제네카는 의사들에게 자사 제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이며, 회사 제품 자체가 보유한 유익성만으로 판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작년 333억 달러의 매출과 136억 달러의 경상 이익을 달성했다. 브레난 사장이 IFPMA(국제 제약회사 협회 연맹)의 사장임을 감안해 볼 때, 이번 아스트라제네카의 조치는 다른 회원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년에 걸쳐 미국에서만 제약회사들이 법률 위반으로 무려 150억 달러의 벌금을 물었던고, 이런 사례들이 기폭제가 되어 제약계의 판촉 관행에 일련의 변화를 몰고 온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에 불어 닥친 이러한 조사는 미국의 해외 부정관행 방지법(FCPA)과 영국의 새로운 뇌물수수 방지법의 도입으로 인한 현상이다. 영국에서는 모든 개업의들을 공무원으로 보며, 이들의 업무 자체가 정부의 보건 업무이므로 이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것은 정부의 부패 문제로 간주된다. 때문에 뇌물수수 방지법은 영국 제약계의 가장 큰 쟁점이다.

존슨 앤 존슨은 뇌물 등 부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아 왔으며, 거대 제약회사로서는 최초로 미국 FCPA에 의거해 약 1년간의 조사를 벌려 결국 지난 달 영국 및 미국에 7800만 달러의 지불금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미국 FCPA에 의거 법무성과 증권 거래 위원회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AZ는 중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사찰을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김윤미 기자 kym@medifonews.com